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 '몰카 혐의' 김성준, 과거 성폭력 보도 부메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몰카 가해자 벌금형 너무 약하고, 주취감경 이해못해

아시아경제

김성준 전 SBS 앵커.사진=SBS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불법촬영(이하 몰카)한 혐의로 김성준(55) 전 SBS 앵커가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과거 그가 몰카 뉴스를 전할 때 언급한 보도 내용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인 뉴스 앵커로 활동하며 시청자에게 친숙하고 신뢰를 얻었던 그는 과거 한 몰카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벌금형 너무 가볍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성폭력 사건에 대해 여성 인권 신장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몰카범으로 전락하면서 과거 자신이 언급한 몰카범 강력 처벌 등 발언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김 전 앵커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에서 몰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는 데 동의하며 "(피해자는)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일 텐데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SBS 8뉴스' 앵커를 하던 2013년 5월10일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파문에 휩싸이자 SNS를 통해 이를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김 전 앵커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라며 "뉴스하기도 싫은 날이다. 내가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날이다"라고 말했다.


또 "성추행이고 뭐고 청와대 대변인이란 사람이 정상회담과 의회 연설 사이에 나이 어린 인턴 직원과 운전기사를 데리고 술을 먹으러 다녔다는 사실만으로도 경질"이라며 "기사 한 줄 표현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데 프레스센터나 상황실을 비우고 개인행동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시아경제

성폭력 범죄 가해자들이 술을 먹고 감경을 받는 현실에 대해서는 2017년 12월 "오히려 술을 마시면 정신도 혼미해지고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것을 알면서도 술 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오히려 가중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 전 앵커는 8일 오후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사과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 먼저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줬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며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직접 감당해야 할 몫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경찰에 따르면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께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중 앞에 서 있던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김 전 앵커의 휴대전화를 분석, 또 다른 몰카 피해 여성 사진이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