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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정교함의 류현진이냐, 힘과 역동성의 셔저냐…사이영상 판도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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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올 시즌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거듭난 LA다저스 류현진(왼쪽),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 캡처 | LA다저스, 워싱턴 트위터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정교함과 안정성의 류현진(32·LA다저스)이냐, 힘과 역동성의 맥스 셔저(35·워싱턴)냐.

올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향한 두 투수 간의 불꽃 튀는 경쟁이 한층 흥미로워졌다. 메이저리그 상반기가 끝난 가운데 하반기 둘의 승수 쌓기 경쟁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됐다. 둘 다 상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기분 좋게 숨 고르기에 나섰다. 류현진이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홈경기(5-1 승)에서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면서 4전 5기 끝에 시즌 10승(2패)과 개인 통산 50승 고지를 밟았다. 이틀 뒤 셔저도 캔자스시티를 상대(6-0 승)로 삼진 11개를 곁들이며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9승(5패)째를 따냈다.

사이영상 경쟁 구도는 상반기 엎치락뒤치락하며 미국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류현진이 지난 5월 6경기에서 5승 무패, 방어율 0.59를 기록하면서 셔저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2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전에서 홈런 3개를 허용하며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는데 이날 경기가 경쟁 구도의 또 다른 변곡점이 됐다. 4월 한때 방어율이 4.45까지 치솟았던 셔저는 6월 6경기에서 6승을 챙기고 방어율 1.00의 특급 투구를 뽐내면서 ‘이달의 투수상’을 거머쥐었고 상반기 마지막 경기 캔자스시티전까지 7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류현진과 경쟁을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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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김정택기자



상반기 겉으로 드러난 지표에서는 류현진이 한 발 앞서 있다. 우선 방어율 1.7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밖에 다승(10승), 이닝당출루허용률(0.91), 9이닝당 볼넷(0.83), 볼넷당 탈삼진(9.90) 등 선발 투수의 가치와 맞닿아 있는 주요 지표에서 모조리 1위에 매겨져 있다. 다만 워싱턴 지역지 등 셔저에게 편향된 기사를 쏟아내는 현지 언론에서는 투구의 질적인 측면에서 셔저의 우위를 주장한다. 셔저는 상반기 19경기에서 129.1이닝을 소화해 투구이닝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면서 류현진(17경기 109이닝)보다 더 많은 타자를 상대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영리한 볼 배합으로 정교한 투구를 하는 류현진과 다르게 셔저는 힘을 앞세운 공격적인 투구가 장점이다. 삼진을 181개나 잡아내 전체 1위를 기록했는데 류현진(99개)과 무려 82개 차가 난다. 이밖에 수비 무관 방어율(FIP)에서도 2.01로 1위를 차지하며 류현진(2.89)보다 앞서면서 타자와의 직접 승부에서 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다승과 방어율 등 전통적인 지표가 사이영상 수상 요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 FIP 등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도 의미있게 활용되고 있어 셔저의 성적을 과소 평가할 수는 없다.

류현진은 외적 변수와도 싸우고 있다. 올 시즌 사이영상급 투수로 거듭난 류현진과 다르게 셔저는 이미 세 차례(2013, 2016, 2017)나 사이영상을 품으면서 인지도에서 앞서 있다. 사이영상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 투표로 이뤄지는데 주요 지표가 비슷한 수준일 때 셔저가 지닌 ‘네임파워’는 수상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류현진은 스스로의 한계치를 넘어서야 하는데 다행히 올 시즌엔 큰 동기부여로 무장돼 있다.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며 외적 환경이 달라졌고 시즌 직후 프리에이전트(FA)라는 확실한 목표도 있다. KBO리그 시절부터 목표를 두고 상대와 싸우는 것을 즐기고 그 속에서 한계를 넘어서는 투구를 해왔던 경험도 크게 작용한다.

지난달 사이영상 투표권을 지닌 기자단의 모의 투표에서도 류현진이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하반기 활약에 따라 수상자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사이영상 후보로 류현진과 셔저를 지지하는 투표자가 충돌 직전’이라면서 둘간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졌다고 보도했다. SI는 ‘주요 통계 수치에서 사이영상 후보를 평가한다면 당신의 선택이 류현진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셔저는 팬 그래프, 베이스볼레퍼런스가 집계하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모두 1위다. 수비 변수를 없애면 셔저가 류현진에게 앞선다’고 했다.

하반기 둘간의 경쟁에서 가장 중대한 변수는 몸 상태다. 어깨 부상 등으로 고전한 류현진은 올 시즌 초반 사타구니 부상으로 잠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이 있다. 복귀 이후 최정상급 투구를 보였지만 철저한 부상 예방이 필요하다. 셔저도 상반기 막바지 등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류현진은 10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선발등판하지만 셔저는 휴식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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