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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참회하며 살겠다" 김성준 전 SBS 앵커 '몰카 범죄' 처벌 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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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범죄 처벌 사실상 솜방망이 수준

벌금형·집행유예 대부분…피의자 구속 극히 드물어

아시아경제

김성준 전 SBS 앵커.사진=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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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하철역에서 몰래 여성을 불법 촬영(이하 몰카)을 한 혐의를 받는 SBS 메인뉴스 앵커 출신 김성준(55) 전 논설위원이 피해 여성에게 사과한 가운데, 김 전 위원 처벌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은 8일 오후 일부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과 가족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며 사과했다.


이어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셨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지신 모든 분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직접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 안에서 원피스를 입고 걸어가던 여성의 하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영등포경찰서는 김 전 논설위원을 성폭력범죄 처벌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 전 논설위원은 당초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휴대폰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은 "평소 사진 찍는 게 취미인데,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 상태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논설위원은 논란이 불거지자 이날 오전 SBS에 사표를 제출했고, SBS는 사직서를 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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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분과 가족들께 엎드려 사죄"…김성준, 몰카 범죄 처벌 수위는

몰카 범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 처벌이 불가능한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수사나 재판 진행 중 피해자와 합의해도 정상참작의 요소가 될 뿐 처벌받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간 우리 형법은 성범죄는 범행 1년 이내에 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그간 가해자가 합의를 사실상 종용하거나 피해자를 협박하는 2차 피해를 낳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6월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등 성범죄 관련 6개 법률에 신설 혹은 개정된 150여 개 조항이 시행되면서 피해자 처벌 의사 상관없이 처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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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고죄 폐지는 성범죄가 개인 간 다툼이 아니라 반사회적 범죄라는 사회적 합의를 반영했다는 것을 의미 한다.


특히 강간살인과 13세 미만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에는 아예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범행 시점과 무관하게 끝까지 추적해 처벌한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몰카 범죄 처벌은 사실상 솜방망이 수준이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선고된 불법 촬영·유포 범죄 관련 1심 판결(1702건) 중 징역형이 내려진 것은 215건(12.6%)에 불과했다.


벌금 등 재산형 처벌(692건)이나 집행유예(681건) 판결이 내려진 경우가 대부분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수사 과정에서 몰카 범죄 피의자가 구속되는 사례도 극히 드물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성폭력특별법 제14조(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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