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조종사 증인신청 등도 이견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지난 3월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9.3.11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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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전두환씨(88)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과 관련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입증할 현장검증 등을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8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판사의 심리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두환씨에 대한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날 공판기일에 전씨는 불참했고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인 3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증인신문을 마친 뒤 검사는 앞선 공판기일에서 전씨 측이 요청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금남로 전일빌딩 총탄 흔적 감정 사실조회 등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검사는 "전일빌딩 탄흔에 대한 감정을 한 관계자를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다"며 "전씨 측 변호인이 사실조회로 신청할 수 있는 부분은 증인신문으로 다룰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씨측 변호인은 "국과수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검찰에서 증인으로 신청할 경우 증인신문에 필요한 만큼 관련 자료를 받을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사실조회는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 전씨 측 변호인이 신청한 1980년 5월 당시 헬기조종사 등에 대한 증인신문에 대해 검사는 "일부 증인들은 조사를 진행했고, 그것을 증거로 제출했다"며 "변호인이 증거기록에 동의한 부분에 다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증인들의 경우 관련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다"며 "불필요한 재판 지연 우려가 있으니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전씨 측 변호인은 "지금 목격자 증언이 마무리 돼 간다"며 "하지만 헬기사격에 대한 정확한 실체는 확인할 수 없었다. 헬기를 실제로 조정하거나 운용을 지시한 사람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에서 새로운 제시 등이 있었다"며 "목격자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헬기 조종사에 대한 증인신문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헬기사격에 대한 현장검증의 필요성을 놓고도 양측은 팽팽하게 맞섰다.
검사는 "당시 현장을 구체적으로 재현하기 어려운데다가 구체적인 동선과 사격 각도 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검증으로 헬기사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적절한 방법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전씨 측 변호인은 "헬기사격의 목격자 중 대부분이 헬기사격에 대한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며 "어떤 소리를 들었는지 신뢰는 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또 "대낮에 섬광을 봤다는 증언도 있는데 헬기조종사들은 대낮에 섬광을 볼 수 없다고 한다"며 "이부분에 대해서 확인을 해야하기 때문에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자 재판부는 "광주시에 5·18당시 보상심의 기록 등에 헬기사격으로 인한 피해자가 있는 경우 명확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보고서 일체를 요구하는 것이 적절한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기사격으로 인한 피해자 유무가 확인될 경우에 어떤 내용으로 어떤 보상이 이뤄졌는지 등의 확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씨 측 변호인에서 헬기사상자가 있었는지 여부로 사실조회를 제한해서 신청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증인 신청과 관련해 "검찰에서 반대를 하고 있지만 조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변호인이 묻고 싶은 것이 따로 있을 것으로 보이고 쟁점을 확인하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직접 관련성이 없다고 한다면 적절한 범위 내에서 채택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지금 상황에서 현장검증이 갖는 의미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시간이 있는 만큼 조사과정에서 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고민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전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8월12일 오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3월11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판사의 심리로 열린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전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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