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간판 앵커’였던 김성준(56) SBS 앵커가 최근 지하철역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몰래 카메라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전하며 엄벌을 촉구했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SBS는 8일 김 앵커가 낸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성준, 1년여 전 몰카 범죄의 심각성 지적하며 가해자 엄벌 강조
김 앵커는 지난해 5월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서 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 등 디지털성범죄 문제와 정부 대책 등을 다뤘다. 관련 이슈를 취재해 온 SBS 기자와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 자리에서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나온 몰래카메라, 또는 무슨 성관계 영상. 이런 게 인터넷에 떠돈다고 하면 기분이 어떠시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 이런 피해가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면서 최근 5년간 몰카 피해 사례가 세 배 이상 늘어난 검찰 통계자료까지 인용하며 몰카 범죄의 심각성을 소개했다.
이어 “(몰카 등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가 잡혀서 엄하게 처벌을 하면, 다른 사람들도 ‘잘못하면 큰일 나겠구나’ 해서 그런 데(디지털성범죄)에 발을 안 담그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며 처벌 수위가 약한 현실을 환기시킨 뒤, “(피해자들은)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일 텐데 (가해자들은)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풀려난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 정도와 경중의 차이를 떠나 1년여 만에 본인이 몰카 촬영 혐의를 받는 처지가 됐다.
◆범행 사실 부인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몰래 찍은 여성 사진 나와
이날 경찰에 따르면 영등포경찰서는 김 앵커를 성폭력범죄 처벌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앵커는 지난 3일 오후 11시55분쯤 서울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목격한 시민이 피해자에게 알린 뒤 경찰에 신고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 앵커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이 발견됐다.
1991년 SBS 기자로 입사한 김 앵커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SBS TV 간판 뉴스인 ‘SBS 8 뉴스’를 진행하는 간판 앵커로 활동하면서 여러 정치·사회적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2016년에는 뉴스제작국장을 거쳐 보도본부장도 지냈으며 2017년 8월부터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아울러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를 진행하며 대중과 꾸준히 소통했지만 사표 수리와 함께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하게 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김 논설위원이 입건된 후부터 PD가 대신 맡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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