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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삼성 임원 "이학수 지시로 다스 소송비 처리…송장에 D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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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인성 (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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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이명박 전 대통령(78) 의 항소심 과정에서 추가된 51억원의 '삼성 뇌물 혐의'와 관련해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 근무했던 임원들이 "다스 관련 인보이스(송장)를 이학수 실장의 명령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추가 뇌물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증언이 나온 셈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3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당시 삼성전자 미국법인 임원들은 이같이 진술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 액수를 추가하는 등 공소장을 변경함에 따라,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 근무했던 임원 A씨 등 3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열렸다.

A씨는 "최모 사장한테 전화가 와서 '이학수 실장님 지시사항'이라고 미국 로펌 에이킨검프에서 인보이스(송장)를 받으면 최고재무책임자(CFO)한테 전달해 처리하면 된다고 했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에이킨 검프는 당시 다스 소송을 진행했던 미국 로펌이다. A씨는 이후 에이킨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직접 만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송장 형태에 대해서는 "제 이름이 수신인으로 돼 있고 다스라는 이름의 송장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다만 인보이스에 적힌 액수 등 구체적인 사항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다스 비용을 왜 삼성전자가 지급해야 하냐고 물었나'고 질문하자 A씨는 "업무 방식이 항상 비밀스러웠고 다른데 관여하지 말고 지시사항만 이행하는 것으로 생각해 그런 의문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었다"며 "횟수를 기억할 수는 없지만 10번 이상 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인보이스에 대한 A씨의 기억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물으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A씨로부터 송장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당시 삼성전자 미국법인 CFO B씨는 "(다스 관련 송장을) 지급한 적이 있다"면서 "통상 3년 임기로 파견을 가는데 마지막 해(2008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명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다스라는 것을 본 것 같다"고 밝혔다. B씨 역시 "실에서 지시라고 해서 그대로 집행하는 것으로만 생각해 확인하지 않았다"면서 "소송이라는 판단을 하지 않고 법률자문 프로젝트로 생각해 관리부장에 줬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28일 이 전 대통령이 430만 달러(약 51억6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뒷받침하는 송장 자료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첩받았다. 검찰은 다스가 삼성전자 미국법인에 발송한 송장 38건을 발견해 이 가운데 공소사실에 포함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 송장들에서 430만 달러 상당의 뇌물 혐의를 추가로 발견하고 51억원의 뇌물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기존 뇌물 액수 67억7000만원에 51억6000만원을 추가해 합계 119억3000만원의 뇌물이 된 셈이다.

재판부는 지난달 21일 열린 공판에서 "공소사실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경우"라며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한편 고열 등 감기 증상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이 전 대통령은 마스크를 낀 채 정상적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조건 준수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오는 4일 오전 10시40분 심문 기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6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보석 허가 4개월 정도가 경과되고 있어 심문을 한 번 하겠다"며 "이 전 대통령과 변호인은 보석 조건을 어떻게 잘 준수했는지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해달라"고 설명했다.

백인성 (변호사) 기자 isbae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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