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킹' 예매권 이벤트서 외모 평가 문구 넣어
'캡틴 마블', '알라딘', '토이 스토리 4'에서도 비슷한 사례 발생
비판 이어지자 게시물 당일 삭제했으나 이후 사과나 공지 없어
게시물 올린 경위·비슷한 일 반복되는 이유 해명 없이 알맹이 없는 입장만
'캡틴 마블', '알라딘', '토이 스토리 4'에서도 비슷한 사례 발생
비판 이어지자 게시물 당일 삭제했으나 이후 사과나 공지 없어
게시물 올린 경위·비슷한 일 반복되는 이유 해명 없이 알맹이 없는 입장만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디즈니코리아가 작품 속 여성 캐릭터와 무관한, 부적절한 홍보 문구로 논란을 자초했다.
디즈니코리아는 1일 '나와 가장 닮은 라이온 킹 캐릭터는?'이라는 이미지를 올려 예매권 이벤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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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코리아 이벤트 페이지에 올라왔다가 삭제된 '라이온 킹' 날라 소개 사진 (사진=디즈니코리아 이벤트 페이지 캡처) |
디즈니코리아가 작품 속 여성 캐릭터와 무관한, 부적절한 홍보 문구로 논란을 자초했다.
디즈니코리아는 1일 '나와 가장 닮은 라이온 킹 캐릭터는?'이라는 이미지를 올려 예매권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때 '라이온 킹' 주인공 심바의 연인 날라 캐릭터에 '신여성',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의미함), '사바나의 예비 영부인'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동물 캐릭터까지 패션 스타일의 일종인 '꾸안꾸'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이다.
심바는 '용감하고 용맹한 미래의 왕', '사바나의 젊은 피', 스카는 '야심가', '하이에나들의 리더', 무파사는 '진정한 리더', '심바 앞에선 그저 아들 바보', '사바나의 왕' 등 대부분 성별과 무관한 해시태그가 붙은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디즈니코리아가 자사 작품 속 여성 캐릭터 특징과 맞지 않는 문구로 비판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캡틴 마블'(3월 6일 개봉) 땐, 마블 스튜디오 최초의 여성 히어로 캡틴 마블(캐럴 댄버스)을 소개하면서 "단발에 화려한 수트 정색하는 얼음공주 표정까지?"라는 문구를 달았다. 자신을 통제하려고 하는 다양한 압박을 이겨내고 스스로의 힘을 깨닫는 여성 영웅을 향해 단발, 화려한 수트, 얼음공주 등 외적 요소만 강조했다.
'알라딘'(5월 23일 개봉) 자스민을 묘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스민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공주나 여왕으로 남으려고 하지 않고, 가장 많이 공부하고 백성들을 가장 깊이 생각한 내가 술탄(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체성이 강조돼 원작과 가장 달라진 캐릭터에 "예쁨주의보 제대로 터짐 그래서 메이크업은 어떻게 하는 건데?"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토이 스토리 4'(6월 20일) 개봉 당시에는 극중 보핍 캐릭터 티셔츠를 소개하면서 "우디여친 보처럼 예쁘게 변신"이라고 썼다. 마음이 변할 수 있는 주인을 떠나, 주인에게 선택받기만을 기다리는 골동품점을 떠나, 자유를 택하고 우디에게도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보여준 보핍의 캐릭터를 담아내기에 지나치게 협소한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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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4' 보핍 캐릭터 티셔츠 소개 게시물 (사진=디즈니코리아 인스타그램 캡처) |
디즈니코리아는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제대로 된 피드백을 하지 않았다. 댓글로 부정적인 의견이 표출되면 해당 게시물을 슬그머니 내리거나, 문제 된 표현만 바꾸는 식이었다. 왜 이런 게시물이 올라오게 됐는지 경위나,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토이 스토리 4' 보핍 게시물에서는 "우디여친 보처럼 예쁘게 변신"이 "자유로운 탐험가! 다시 돌아온 보핍으로 변신"이라는 문구로 달라졌고, 이번에 문제가 된 '라이온 킹' 날라는 아예 삭제됐을 뿐이다.
그간 전적이 있던 만큼, 디즈니코리아를 향한 비판은 매섭다. 네티즌들은 "여성형 캐릭터에는 외모 평가밖엔 할 말이 없나?", "당찬 여자 캐릭터 나오면 꾸미는 것 연결하려고 난리 치네", "지난번에도 '우디여친 보처럼 예쁘게' 글 썼다가 욕먹고 글 수정한 걸 벌써 잊었나?", "라이온 킹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는 이런 홍보 너무 질 낮고 불쾌하다", "디즈니코리아 캡틴 마블 때부터 언제까지 이런 카피라이트 사용할 건지. 소비자하고 기싸움 하나" 등의 반응을 보인다.
네티즌들은 디즈니코리아가 여성 캐릭터를 홍보할 때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 디즈니 본사 공식 SNS에 직접 메시지를 보내며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있기도 하다.
CBS노컷뉴스는 디즈니코리아 측에 △'라이온 킹' 날라 캐릭터와 극의 흐름에 맞지 않은 홍보 문구를 붙인 이유 △별다른 사과문이나 공지 없이 문제가 되자 삭제 처리한 이유 △'캡틴 마블', '알라딘', '토이 스토리 4', '라이온 킹'까지 비슷한 문제가 계속되는 이유 3가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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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캡틴 마블'의 캡틴 마블, '알라딘'의 자스민, '토이 스토리 4'의 보핍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이에 디즈니코리아 측은 "디즈니코리아는 SNS 이벤트와 관련된 이슈를 인지하고 이에 즉시 해당 이벤트를 수정했다. 앞으로 여러분의 의견을 보다 신중히 경청하며 브랜드에 걸맞은 콘텐츠 게재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만 답변했다.
한편, 디즈니 영화 '라이온 킹'은 왕국의 후계자인 어린 사자 '심바'가 삼촌 '스카'의 음모로 아버지 '무파사'를 잃고 왕국에서 쫓겨난 뒤, 죄책감에 시달리던 과거의 아픔을 딛고 '날라'와 친구들과 함께 진정한 자아와 왕좌를 되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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