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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복제 속 인문학의 역할은…천세진 신간 '어제를 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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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어제를 표절했다' 표지
[피서 산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대적 현상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해석해 온 문화비평가 천세진 씨가 신간을 냈다.

천 씨는 인문학 전문 출판사 '피서 산장'에서 출간한 '어제를 표절했다'에서 문화는 복제(표절)를 통해 이어진다는 명제를 던졌다.

공간의 표절, 시간의 표절, 본성의 표절, 문화인종의 탄생 등 4부로 구성된 책에서 문화 감별 도구로 인문학의 기능을 강조한다.

천 씨는 인간이 겪는 문제는 좋은 문화뿐 아니라 나쁜 문화까지 표절하는 데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사회적 시스템, 인문학이 복제 대상을 선별하는 감식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감식의 혜안을 키우려면 모든 장르에 걸친 스타일의 탄생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저자는 현대인의 관심 분야인 음식, 음악, 의상, 관광, 건축 등에서 인간의 문화적 스타일 차이를 살필 수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삶은 복제된다 인간은 모든 장르에서 표절한 표절 덩어리지만, 기계로 찍어내는 존재가 아니어서 필연적으로 오차가 생기는 불량품이다. 하지만 불량품이어서 아름답다. (중략) 인간이 불량품이기 때문에 사회도 불량품이다. 불량률을 제로로 만들 수는 없지만 얼마든지 최소화할 수 있다. 인문학의 목적은 불량 최소화에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신간 '어제를 표절했다'는 행정 등 각 분야에서 영역을 넓히는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달빛 동맹' 인문학 버전이기도 하다.

대구와 광주에서 활동하는 인문학 연구자, 애호가의 만남에서 탄생했다.

대구에서 활동하며 인문학 전문 출판사를 열고 인문 매거진 '바닥'을 창간하기도 한 박상욱 대표는 인문학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시크릿' 시리즈를 구상하고 '어제를 표절했다'를 전면에 내세웠다.

천씨는 고려대 영문학과, 한국방송대 대학원 문예 창작콘텐츠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출간한 시집 '순간의 젤리'는 2017 세종 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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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세진 작가
[피서 산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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