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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한국당, 남·북·미 판문점 회담에 "文대통령, 객(客)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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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전날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 만남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객(客·손님)으로 전락한 것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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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자' 평가와는 다른 시각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1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긍정 평가하면서도 대화에 직접 참여하진 못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아쉽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을 '중재자'로 본 시각과는 상반되는 목소리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는 "이번 판문점 회동의 역사적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협상이 순항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북핵폐기라는 본질적 목표를 이뤄가기까지 아직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황 대표는 "어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재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고,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고집하며 '살라미 전술'을 펼치면 실무 협상이 열려도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문 대통령이 진정한 중재자 역할을 하려 한다면 이러한 북한의 태도를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전혀 없었고, 우리나라 안전에 대해서도 형식적인 의지표명조차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 스스로 안보와 국방을 챙기지 않는다면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과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사이에서 또 다른 차원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어제 회담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통령께서 대화 외에 평화를 이룰 방법은 없다고 하신 것도 안보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한 건 아닌지 짚어봐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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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단독 대화를 갖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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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객(客·손님)으로 전락한 것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어제 사실상 3차미북정상회담이 열렸지만 통미봉남 고착화가 우려된다"며 "실제로 변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핵무기도, 미사일도, 대북제재도 2년 전과 같거나 혹은 더 악화된 것이 주어진 현실"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게다가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여전히 빅딜을 기본적 해법으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어제 또다시 개성공단 재개를 꺼냈다"며 "영변 핵시설에 대하여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폐기가 그저 하나의 단계라고 했지만, 문 대통령은 실질적 비핵화 입구라고 과대포장했다. 화려한 남·북·미 회동 뒤에는 이처럼 좁히기 어려운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운명의 문제"라며 "그런 비핵화를 그저 미북 정상 간 회담에만 기대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익의 '셀프 패싱'을 자초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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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DMZ(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에서 만나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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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지적과 다르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판문점 회동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판문점 만남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담한 결단과 용기가 만들어 낸 결과"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판문점 회동과 관련 "문 대통령의 인내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직하게 모든 상황을 참고 견디며 지금까지 이끌어온 공이 크다"라고 중재자로서 문 대통령의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앞서 판문점으로 향하기 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 관련 공동기자회견에서 "저도 오늘 판문점에 초대를 받았다. 그러나 오늘 이 중심은 북미 간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포옹하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인 뒤 북·미 단독 대화 시간엔 자리를 비켜줬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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