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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비핵화 협상열차 재시동…연내 김정은 미국行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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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에 “누구와 협상할지 골라라”

金 “누가 미국팀을 운영할지는 당신의 선택”

폼페이오 “7월 중순께 실무협상 재개” 전망

카운터 파트는 北외무성 확인 새국면 진입

협상기한 연말 이전…金, 실무 타결후 美로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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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를 지금 당장(right now) 백악관으로 초대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이같이 말한 것에서는 ‘세기의 회동’으로 불린 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의 북미대화 재개 청신호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강하다. 이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전달한 두번째 ‘워싱턴 초청장’이다. 무게감은 사뭇 다르다. 미국 대통령이 1953년 정전협정으로 그어진 남북 군사분계선을 66년 만에 최초로 넘었다는 상징성이 더해져서다.

김 위원장이 응한다면, 그는 북한 역사상 최초로 미국 땅을 밟는 최고지도자가 된다. 가능성은 열려있다. 앞으로가 중요해 보인다. 북미간 비핵화 대화를 이끌 실무협상 속도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북측은 수개월 째 요구한 미 협상팀 교체를 사실상 철회했다. 적어도 김 위원장의 워싱턴행을 막는 첫번째 걸림돌은 사라졌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폼페이오, 트럼프 지시대로 “7월 중순 협상돌입”=미국 측 실무 총괄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실무진 접촉이 7월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0일 저녁 김 위원장과 회동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북미 협상 재개 시점에 대해 “아마도 앞으로 2∼3주 내, 7월 중순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미국 기자들과 만나 “협상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팀들이 모여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며 의견 교환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단독으로 회동한 후 “북미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 협상을 하는데 합의했다”며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을 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협상이 과거에 비해 보다 긍정적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을 거쳐 재개됐다는 점에서 동력이 어느때보다 크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전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트위터를 통해 회동을 제안한 것을 두고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무협상은 연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고 스스로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이슈가 재선가도에 장애물이 되길 바라지 않고있기에 북미대화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미국 방문 시점은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에서 접점을 찾고 최종 서명을 앞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북미 모두 하노이 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데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며 “미국도 북한도 실무협상 결과물 없이는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하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 ‘미 협상팀 교체’ 사실상 철회…잘 끼워진 첫단추=미국 측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대표로 하는 실무 협상팀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싱가포르(1차)ㆍ하노이(2차) 때와 달리 새 실무팀을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첫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초반부터 있을 수 있는 신경전 소지를 없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와 관련해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눈 대화 일부를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누구와 협상할 지 협상팀을 고르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누가 미국 팀을 운영할지는 엄연히 당신의 선택’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북미 정상이 이 문제에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북측은 더 이상 미국에 협상팀 교체를 요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협상의 첫 걸림돌이 사라진 셈이다. 그동안 북측은 기회가 될 때마다 “폼페이오가 아닌 인물이 대화상대로 나서길 바란다”며 실무진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위원장의 태도 또한 향후 협상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합의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였는가’라는 질문에 “김 위원장이 뭔가 매우 중요한 것에 대해 진짜 해결하길 원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한편 미국이 마주할 북측 협상 팀은 외무성이 주도할 것으로 확인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외무성 누가 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그러나 두어명(a couple people) 가운데 한 명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어명’이 누군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판문점 북미 정상의 만남 영상에는 북한 대미 외교를 이끄는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목격됐다.

윤현종 기자/fact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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