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전횡' 비난하며 "자주성은 생명"…대미·대남 직접 비난은 자제
'조선의 오늘'은 이날 '자주의 길은 우리 인민의 영원한 선택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다른 나라와 민족이 자주적인 국가, 자주적인 민족으로 발전하려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제국주의, 지배주의 세력들의 강권과 전횡은 지금 극도에 달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를 그 '대표적 실례'로 꼽았다.
매체는 "자주성은 나라와 민족의 생명이지만 그것을 견지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며 "지금 적대세력들은 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나아가는 우리 공화국의 앞길을 어떻게 하나 가로막아보려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외세의 압력에 굴복하여 자주의 길에서 탈선하였더라면…세계 사회주의 체계의 붕괴와 함께 우리의 국호도 빛을 잃었을 것"이라며 "자력갱생 궤도 위에서 폐허 위에 천리마가 날아올랐고 인공지구 위성제작 및 발사국이 탄생하는 민족사적 기적이 일어났다"고 역설했다.
매체는 거듭 "다른 나라들의 자주권을 제 마음대로 농락하는 제국주의의 행태"를 비난하고 "사대와 교조, 외세의 강권과 압력을 단호히 배격"한다고 강조하면서,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 공화국과 같이 자주적 대가 강하고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행복을 자력으로 담보해 가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자부했다.
전날 판문점에서 열린 '극적 담판'을 통해 북미 정상 간 신뢰를 확인하고 대화 재개 추진까지 합의를 이룬 상황이라고 해도 향후 협상에서 미국에 쉽사리 양보할 생각은 아님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정상 |
다만 이날은 해당 논설을 제외하고는 대내·대외용 매체 그 어디에서도 한미 당국을 직접 겨냥한 비난 보도는 없었다.
최근 연일 외무성 담화와 매체 보도 등을 총동원, 미국 측 대북 외교라인 교체를 요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발언까지 문제 삼으며 전방위적 공세를 펼쳐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톱다운' 방식의 회동을 통해 어렵사리 대화 재개의 동력을 확보한 상황인 만큼 일정 수준 '톤 조절'의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의 오늘도 '적대세력' 혹은 '제국주의'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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