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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에말라레니의 한 농부가 발전소 앞에서 트렉터를 몰고 있다. AFP연합뉴스 |
같은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되더라도 도시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각 도시의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리샹둥 홍콩 폴리텍대 교수 등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에 ‘대기오염: 국제문제는 지역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글에서 이같이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대기오염으로 인해 400만명이 사망한다. 그 주된 요인은 초미세먼지(PM2.5)다. 지금이 7∼8㎛인 적혈구보다 작아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해를 끼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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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 사진=WHO |
그런데 같은 농도의 PM2.5라도 어느 지역에서 만들어진 먼지인가에 따라 영향이 다르다고 연구진은 지적한다.
리 교수는 “PM2.5는 탄화수소, 염 등 수많은 화합물로 만들어진 일종의 ‘화학 칵테일’이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먼지와 각종 미생물과도 뒤섞여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구성 성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아시아(개발도상국)에서는 주거지 난방이나 요리가 가장 큰 PM2.5 발생원인 반면, 유럽과 러시아, 터키 등에서는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에서는 사막먼지가 대기오염을 끌어올린다.
그러나 서로 다른 성분이 인체에 각각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들에 따르면 유럽과 북미에 사는 사람들은 같은 농도에 노출된 중국인(중국 거주자)들보다 심장병이나 급성호흡기질환으로 죽을 확률이 더 높다.
도시별로도 마찬가지다. 뉴요커나 런던사람이 베이징 주민보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더 크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한 그룹은 캘리포니아, 한 그룹은 베이징 PM2.5 성분을 가진 같은 농도의 환경에 24시간 노출시켰다. 그 결과 캘리포니아 그룹에 속한 쥐가 더 많은 염증 반응을 보였다. 캘리포니아 먼지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유기탄소와 구리성분이 더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PM2.5는 파키스탄 라호르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PM2.5보다 활성산소가 많아 인체에 더 해로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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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상하이, 항저우, 난징 같은 동부 지역 주민이 가장 취약하고, 베이징의 겨울철 PM2.5는 광저우 먼지보다 더 치명적이다.
연구진은 “현재 WHO 등에서 산출하는 조기사망률은 이런 부분까지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PM2.5의 성분과 그에 따른 영향에 대한 연구가 보다 많이 이뤄져야 하고, 이런 정보는 함께 공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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