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렇다면 술을 마신 뒤에는 얼마나 지나야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까요. 위드마크라고 음주 뒤에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공식이 있습니다. 소주를 한 병 마셨을 경우 몸무게 70kg인 성인 남성은 4시간 6분 정도, 50kg인 성인 여성은 7시간 정도가 지나야 몸 안에 있는 알코올이 모두 분해됩니다. 맥주 2천cc는 어떨까요, 같은 조건에서 성인 남성은 5시간 22분 정도, 여성은 7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와인 1병 혹은 양주 4잔을 마시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추정치일 뿐, 실제로는 개인에 따라 알코올 분해 시간에 크게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술을 마셨다면 직후는 물론이고 다음 날 아침에도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모두가 음주운전에 대한 더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데, 어젯(24일)밤 제2 윤창호법 시행을 불과 3시간 앞둔 때에도 음주 뺑소니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사고를 보면서, 그리고 아들의 이름으로 두 번째 법이 시행되는 걸 보면서, 고 윤창호 씨 가족은 어떤 마음일지 정준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어젯밤 9시쯤 서울 동작구의 한 골목길. 대형 SUV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좁은 골목길을 달리다 앞에 있던 한 여성을 그대로 칩니다.
사고를 목격한 사람들이 가해 차량을 잡기 위해 뛰어가지만, 재빨리 대로변으로 달아납니다.
가해 차량은 도로에서 승용차 2대와 마을버스 1대, 가로수까지 들이받고서야 멈춰 섭니다.
경찰에 체포된 55살 최 모 씨는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93%로 확인됐습니다.
0.08%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되는 제2 윤창호법 기준에서는 면허 취소에 해당합니다.
음주사고 처벌을 강화한 첫 윤창호 법이 시행된 지도 7개월째, 여전히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는 현실에 故 윤창호 씨의 아버지는 한숨이 나옵니다.
[윤기현/故 윤창호 씨 아버지 : (술을 마시면) 어떤 합리적인 판단이 많이 힘들게 되는 건데…운전한다는 것은 묻지마 살인이나 똑같은 그런 행위거든요. (음주운전은) 나, 내 가족, 내 이웃 어느 누구라도 다 당할 수 있는 일들이거든요.]
그나마 법 시행 후, 사고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사실이 작은 희망입니다.
[윤기현/故 윤창호 씨 아버지 : 네 죽음이 그렇게 헛된 죽음이 아니고…우리 사회가 조금 더 진일보하게 될 거라고 아빠는 기대하고 있고, 너무 아파하지 말고. 잘 지내.]
故 윤창호 씨가 다이어리를 살 때마다 새겼다는 글귀는 '원칙과 정도', '절제와 품격'. 이 말만 되새겨도 음주운전은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될 겁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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