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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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이 상당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받아 실형을 면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민철기)는 2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에게도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당시 정권·여당은 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을 경계하는 입장에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의 범행 외에도 다른 권력기관에 의해 다른 형태의 정치적 공세가 특조위 활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모든 책임을 피고인들에게 돌리기보다 책임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 적절한 형벌이 부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현안 대응방안’ 문건과 관련, 이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윤 전 차관이 청와대 행적조사 안건 의결을 방해한 점은 인정했다. 해수부 공무원들을 시켜 위원회 내부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도록 한 것이 위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관련 정부대응전략’ 문서에 대해서는 조 전 수석, 김 전 장관, 윤 전 차관 등이 이 문서 작성을 지시했거나 보고받은 증거가 없다며 관련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문서에는 당시 박근혜 정부에 우호적이었던 부위원장 중심 체제로 특조위가 운영되도록 유도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재판부는 또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지원팀 구성 및 운영방안’ 문서에 대해서도 “위법·부당한 문서로 보기 어렵다”며 이와 관련해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문건을 바탕으로 당시 정부가 특조위 동향을 파악하고 정부·여당에 불리한 결정이 나올 경우 미리 대응을 마련하려고 활동했다고 파악했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 등이 해양수산부 파견 공무원 3명을 일괄 복귀하도록 해 특조위의 설립 업무를 중단시키려 공모히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다만 이 혐의에 대해서는 김영석 전 장관의 유죄를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조 전 수석 등이 특조위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 받은 혐의, 안종범 전 수석이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 문건’을 보고받은 혐의, 이 전 실장,안 전 수석 등이 ‘대통령에 대한 특조위 조사 가능성 검토’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도 모두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공소 제기된 범행은 피고인들이 특조위 활동을 직접 방해했다는 것이아니라 세월호 진상규명법에 반하는 각종 문건을 작성하도록 하급 공무원에게 지시했다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문서가 작성됐다는 것조차도 검사의 증명이 부족하거나 법리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 공소사실을 제외하면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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