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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부터)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연합뉴스 |
일명 ‘세월호 특조위 방해’사건으로 알려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72)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3) 전 정무수석은 25일 1심 법원으로부터 유죄판결을 받아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졌다. 이날 1심 재판을 참관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은 법원의 이러한 판결에 오열하며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청석에서 노란색 겉옷을 맞춰 입고 판결 결과를 지켜보던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등 세월호 유가족 20여명은 피고인 등이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진 것에 대해 동의를 하기 어렵단 반응이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20여명은 재판이 끝나자 끝내 오열하거나 다리가 풀린 듯 주저앉았다. 유족들은 오열하며 “어떻게 이런 판결을 내리십니까”라고 소리쳤다. 이 매체에 의하면 한 희생자 어머니는 법정 내 질서를 지켜달라는 주문에 “자식이 죽었는데 진정이 되겠냐”라며 “우리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선고 뒤 참사 유가족 및 4·16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은 판결 직후 브리핑을 열었다. 김광배 4·16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죄는 인정되지만 아래 사람에게 이를 시켰으니 책임은 지지 않아도 되느냐”라며 “판결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허탈한 마음뿐”이라고 애석해 했다.
이정일 민변 세월호 TF 팀장은 “무죄 취지로 판단하기는 했지만 (피고인 등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바라는 가족들의 기대에 어긋나도록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유죄가 인정됐다”라며 “유죄 인정 취지는 향후에 세월호 진상규명이 향후 더더욱 필요하다고 말해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민철기 부장판사)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해양수산부 김영석 전 장관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윤학배 전 차관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에게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구속 기소된 김 전 장관과 윤 전 차관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독립적으로 활동해야 할 세월호 특조위에 개입하고 해수부 차원의 ‘특조위 대응 전담팀’을 구성하여 ‘특조위 예산 및 조직 축소’, ‘특조위 활동에 대한 단계별 대응전략 마련’ 등의 특조위의 활동을 무력화하는 방안의 문건을 만들도록 해수부 공무원들에게 시킨 혐의를 받았다.
불구속 기소 된 조 전 정무수석과 이 전 대통령비서실장, 안 전 경제수석은 ▲설립단계에서 대응팀을 구성해 특조위 축소 공모▲ 특조위 파견 해양수산부 공모원을 통해 특조위 내부 동향 파악 및 보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조사 등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특조위 결정 사전 차단 지시 등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대통령 비서실과 해수부 장·차관의 강대한 권력을 동원해 각종 회의를 진행하거나 공문서를 작성·배포하는 등의 조직적인 형태로 이뤄졌고, 결과적으로 특조위는 뒤늦은 시점에 구성돼 각종 방해와 비협조 등에 시달리다가 별다른 성과도 내지 못하고 활동을 마치게 됐다”며 “대다수의 유가족과 국민은 진상규명이 좌절됐다는 실망감을 느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일명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 사건’은 2017년 12월 박근혜정부에서 ‘4·16 세월호 참사 특조위’ 예산과 조직을 축소하고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 대응방안’ 문건을 작성하여 단계별 대응전략을 실행하는 등 특조위에 대한 정부의 조직적인 방해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선 사건이다.
참여연대 검찰 감시 DB 에 의하면 박근혜 정부 하 해양수산부는 특조위의 동향 확인, 정부나 여당에 불리한 결정을 미리 차단하거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만들었으며, 이들은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하지 못하게끔 방해 등의 의혹을 받아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에 직권 남용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후 검찰은 특조위 방해 활동을 지시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과 윤 전 차관을 구속기소 했다. 또한 이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 전 정무수석, 안 전 경제수석을 추가로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조 전 수석, 김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안 전 경제수석과 윤 전 차관에게는 징역 2년이 구형됐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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