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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 이병기·조윤선 등 집행유예, 안종범 무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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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심 선고서 이병기·조윤선·김영석·윤학배에 집행유예

재판부 "각자 책임에 향응하는 범위 내에서 양형 적절히 판단"

검찰, 조윤선·이병기·안종범 등에 징역 2~3년 구형

이데일리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5일 서울 동부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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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법원이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게 집행유예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이병기·조윤선 등 직권남용 권리방해행사 등 혐의로 기소

서울 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민철기)는 25일 오후 직권남용 권리방해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정무수석 등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해수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특조위 동향을 파악해 정부나 여당에 불리한 결정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총괄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도록 지시하고 특조위 내부 동향을 파악·보고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7시간 행적 조사 안건 부결을 위한 기획안을 작성·실행하도록 지시하는 등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 등의 행위는 대통령 비서실과 해수부 장·차관이라는 막대한 권력을 동원해 각종 회의를 진행하거나 공문서를 작성 배포하는 등의 조직적 형태로 이뤄졌다”며 “이들의 행위로 인해 특조위는 뒤늦은 시점에 조성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특조위 활동 과정을 지켜보던 대다수 유가족과 국민은 진상 규명이 좌절됐다는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유가족들이 국가에 대한 배신감 등을 느끼며 피고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이 위원회 활동을 직접적으로 방해한 것이 아니라 하급 공무원으로 하여금 세월호 진상규명법에 반하는 각종 문건을 작성하게 했다는 게 대부분”이라며 “이들의 범행 외에도 다른 권력기관에 의한 정치적 공세가 특조위 활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특조위 활동이 저해된 부분을 이들의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피고인들의 책임에 향응하는 범위 내에서 양형을 적절하게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병기 등 39차례 공판에서 “모르겠다” 일관

앞서 검찰은 지난달 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정무수석, 김 전 장관에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또 함께 기소된 안 전 경제수석과 윤 전 차관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직업 공무원인 다수의 해수부 공무원들을 동원했다는 점 △특조위 활동 기간 1년 6개월 동안 지속적이고 조직적·계획적으로 방해 활동이 이루어진 점 △청와대까지 관여한 조직적 범행인 점 등을 들며 구형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전 실장 등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3월부터 1년 3개월 총 39차례 공판이 이어지는 동안 이들은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 등 답변으로 일관했다.

결심 공판에서도 이들의 변호인 측은 공소 사실 자체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이들의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지 등으로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반박했다. 이 전 실장 등도 최후 진술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해 사죄하면서도 한편으론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 사건은 2017년 12월 해수부가 자체 감사를 통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해수부는 일부 공무원들이 내부 법적 검토를 무시하고 특조위의 활동기간을 축소했으며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대응 방안 문건을 청와대와 협의해 작성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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