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1시30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 앞 음주단속 현장에서 하얀색 재규어 차량을 운전하던 홍모씨(35)가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홍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0으로 면허 취소수준이었다. /사진=최동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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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저 차 잡아라"
25일 오전 1시30분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 '구찌' 매장 앞 음주단속 현장. 영동대교 방면으로 향하던 하얀색 '재규어' 한 대가 음주단속 현장을 30m를 앞두고 갑자기 인도로 차 핸들을 꺾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이 급히 뛰어가 차를 막아섰다.
차 안에 있던 운전자 홍모씨(35)가 경찰이 내민 음주 탐지기에 '후'하고 바람을 부니 '삐' 소리가 나며 탐지기 불빛이 연두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다. 음주 탐지기에서 알코올 반응이 나온 것이다.
경찰관은 즉시 음주 측정을 하기 위해 홍씨를 차량 밖으로 인도했다. 입에 있는 알코올 성분을 없애기 위해 생수로 가글을 한 홍씨는 음주 측정기에 입을 대고 5초간 바람을 불어넣었다.
홍씨는 연신 "대리를 부르려고 잠시 멈춰 섰다", "양주 딱 2잔만 했다", "술을 잘하지 못하고 물을 많이 마셨다", "30m도 채 운전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음주측정 결과 홍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0.110%.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0.05%에서 0.03%로 강화한 제2 윤창호법 시행 첫날인 25일 경찰이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경찰의 대대적인 홍보가 있었지만 음주 운전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왔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전 2시까지 서울 전 지역에서 음주 단속을 벌인 결과 정지 6건, 취소 15건 등 총 21건이 적발됐다. 정지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5~0.08%이 6건,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 농도 0.08~0.1%이 3건, 0.1% 이상이 12건 나왔다. 윤창호법 시행으로 강화된 기준인 0.03~0.05%는 적발사례가 없었다.
임윤균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위는 "요즘 음주 운전자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해도 주중에 음주단속을 나서면 한 시간에 1~2건 정도 꾸준히 적발이 된다"며 "특히 오전 3시 넘어 적발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25일 새벽 0시22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앞에서 하얀색 아우디차량을 운전하던 서모씨(37)가 음주측정기를 불고 있다. 서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076을 기록했다. /사진=최동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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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가 술집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구에서는 이날 자정부터 새벽 1시까지 영동대교 남단 리베라 호텔 앞, 새벽 1시~2시까지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음주단속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경찰관 9명과 순찰차 5대가 투입됐다.
이날 서울 강남경찰서 음주단속에 걸린 인원은 홍씨 포함 총 2명이다. 첫 음주 운전자는 단속이 시작된 지 20여분 만에 나왔다. 하얀색 아우디 차량을 몰고 서울 강남구 리베라 호텔 앞을 지나가던 서모씨(37)는 회식 때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음주단속에 걸렸다. 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6%.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서씨는 "소주 3잔만 마셨다"며 "평소에 술을 잘 못 한다"고 했지만 몸은 휘청거렸다. 제2 윤창호법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잘 몰랐다"며 "이번에 음주단속에 처음 걸린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서는 단속을 3시간 앞두고 보행자를 치고 도망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전날 오후 9시쯤 동작구 사당동 이수역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행인 한 명을 치고 달아난 혐의로 최모씨(55)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음주측정 결과 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3%였다.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였다면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지만 시행 전 기준으로는 면허정지다.
박종탁 강남서 교통안전계 경감은 "예전에는 운 좋게 단속을 빠져나갈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기준이 강화돼 한 잔만 마셔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수 있다"며 "특히 과음한 다음날도 운전하면 적발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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