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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POP초점]"버닝썬 수사 일단락"…승리, 검찰 손에 쥐어진 운명의 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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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승리 / 사진=민선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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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경찰이 쥐고 있던 ‘버닝썬’을 향한 칼이 검찰에게 넘어간다.

대략 반년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 클럽 버닝썬 사태가 불거졌을 때만 해도 지대했던 대중의 관심은 그 사이에 벌어진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 영상물 소동과 박유천의 필로폰 파동으로 이리저리 흩어졌다. 그러는 사이, 당연히 구속이 될 것만 같았던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는 유유히 유치장을 빠져나왔다. ‘승리가 승리했다’는 굴욕의 문장들이 유행했다.

그동안 경찰은 경찰 나름대로 총력을 다 해 수사를 벌여왔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결과물을 놓고 보면 아쉬움만 묻어나온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성매매·성매매 알선·특경법상 횡령·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까지는 대중에게 큰 반발심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문제는 ‘경찰 유착’의 중심에 있던 윤 모 총경에 대한 수사였다.

윤 모 총경의 첫 등장은 그룹 FT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남긴 ‘경찰총장’이라는 단어에서부터. 이후 경찰은 해당 표기가 ‘검찰총장’의 오기라고 해석했고, 검찰은 ‘경찰청장’의 오기라고 해석했다. 이후 경찰 수사에서 해당 ‘경찰총장’은 총장도 청장도 아닌 총경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목된 인물은 윤 모 총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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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헤럴드POP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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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경찰은 윤 모 총경에 대해 어떤 혐의점을 제기했을까. 아쉽게도 단 하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뿐이다. 지난 2016년 7월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단속 직후 유 전 대표의 부탁을 받아 전 강남경찰서 경제팀장 김 모 경감에게 단속 관련 내용을 문의하고 이를 유 전 대표에게 전달한 혐의다.

해당 사건에 연루된 김 경감은 사건 담당자인 신 경장을 통해 사건 내용을 파악해 윤 총경에게 전달했고, 신 경장은 단속 사실과 사유를 김 경감에게 알려줬다는 게 개요다. 결국 이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직결됐다. 신 경장은 비밀누설 혐의를 받았다. 그렇다면 윤 총경이 이 관계에서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점은 없을까.

아쉽게도 경찰 수사에서는 혐의점이 없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윤 총경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유 전 대표와 6번의 식사를, 4회의 골프 라운드를 가졌다. 또한 유 전 대표는 3회에 걸쳐 콘서트 티켓을 윤 총경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접대 금액의 총합은 2017년 90만 9061원, 2018년 177만 2391원으로 청탁금지법이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식품위생법 단속 사건 시점과 최초 골프 접대 시점이 시기적으로 1년 이상 차이가 났고, 윤 총경이 골프·식사 비용 중 일부를 부담했으며 접대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도 별도로 청탁을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이 설명대로라면 윤 총경에 대한 뇌물죄 적용도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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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버닝썬 SNS


용두사미. 참으로 정확한 사자성어였다. 일각에서는 과연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가졌겠는가하는 의문을 던진다. 합리적 의심이다. 하지만 우선 경찰의 수사 결과는 결과대로 신뢰해야 한다. 아무리 신뢰감이 안 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경찰의 최종 오피셜이다. 그리고 이제 사건이 내일(25일) 중으로 검찰에 송치된다고 하니 검찰 수사에서 추가 혐의점이 밝혀질 수도 있다.

다만 수사가 시작된 지 약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 됐던 이들이 정말 증거를 인멸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다. 검찰은 그저 경찰 수사 결과에 모든 것을 의지해야한다. 허나 최근 검찰이 YG엔터테인먼트의 전 소속 가수 비아이 마약 사건에서 ‘사건 뭉개기’를 시도해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기에 대중들은 검찰에게도 높은 신뢰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을 걸어볼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여론에 이번 사건이 끼칠 영향이다. 검찰이 다시 한 번 버닝썬을 두고 추가 혐의점을 찾아낸다면 경찰과의 수사권 알력 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하게 된다. 물론, 이는 그저 희망이고 예측일 뿐이다. 그간 버닝썬 사건의 모든 것이 그러했다. 의혹을 파악하고 예측했지만 모든 것이 빗나갔다. 칼자루를 쥐게 된 검찰은 다를까. 칼날이 향하는 곳이 대중들의 신뢰가 아닌 버닝썬의 추악한 민낯이기를 기대해본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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