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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평택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 붉은 수돗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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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경기 평택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상수도 필터에 걸러진 이물질과 변색된 변기의 모습. 평택=연합뉴스


경기 평택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도 최근 붉은 수돗물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에는 얼마 전 인근에서 아파트 공사를 벌인 업체가 배수지 경계 밸브를 잘못 건드려 혼탁 수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아파트의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붉은 수돗물의 영향으로 피부염이 발생한 세대가 많다”고 입을 모아 주장한다.

24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인천 서구에서 붉은 수돗물 문제가 발생한 지난달 30일 관할 동삭동 소재 5600세대 규모의 A아파트에서도 붉은빛을 띤 수돗물이 나왔다.

주민들은 처음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다음날 단지 내 수영장 물이 혼탁해진 사실을 확인하고 시에 신고했다.

평택시 상·하수도사업소가 현장에 나가 조사를 벌인 결과 인근 아파트 단지 공사를 진행하던 시공사 협력업체 직원이 경계 밸브를 잘못 연결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시 상수도사업소 정비자는 밸브를 조정했다.

경계 밸브는 배수지에서 공동주택에 연결된 밸브를 가리킨다.

이 밸브를 잘못 건드리면 물을 공급하는 배수지가 바뀔 수 있다.

A아파트 옆에서 아파트를 건설 중인 B아파트 시공사 협력업체는 애초 평택 월곡배수지와 연결된 A아파트 경계 밸브를 잘못 건드려 지산배수지로 조정했다.

배수지와 연결된 관로마다 수압이 다르며, 지산배수지 관로는 수압이 더 세 물이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A아파트 저수조로 유입하면서 관로 내부 침전물이 섞여 들어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A아파트 주민들은 붉은 수돗물 피해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한 입주민은 “처음엔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 좀 이상하다는 느낌만 있었는데, 이웃들 사이에서 피부염을 앓고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피해 주민들을 파악했다”며 “필터가 설치된 샤워기로 바꾸고 나서 짧은 시간에 필터가 붉게 변하는 현상이나 유사한 피부염 증상 등 많은 세대가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A아파트 주민들이 조사한 피해 내역을 보면 입주 후부터 수돗물에서 약품 냄새가 심하다거나 변기 표면이 붉은색으로 변색했다는 주장 등이 나온다.

또 아이가 피부염에 걸렸고, 평생 심한 피부염은 앓아본 적 없는 성인이 피부염을 앓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달 말 있었던 사고는 경계 밸브 조정으로 바로 잡았다”며 “A아파트에서 몇몇 주민이 피부염을 앓고 있다는 민원은 파악하고 있으나 아직 해당 아파트의 상수 관로시설은 시에 인수인계되기 전 사유 시설이다 보니 시에서 관리 책임이나 권한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민원이 제기되고 나서 환경부의 수돗물 안심 확인제에 따른 6개 항목 수질검사를 했는데 수소·이온 농도와 탁도, 잔류 염소, 구리, 철, 아연 등이 적합 수준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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