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폭식투쟁’ 일베 회원 검찰에 고소

공소시효 만료 앞두고 모욕 혐의로…“피해자 조롱 반복돼”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2014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중이던 유가족을 조롱하는 ‘폭식투쟁’을 벌인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 등을 고소했다.

4·16연대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 136명은 24일 서울중앙지검 앞 기자회견에서 폭식투쟁 참가자들을 형법상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2014년 9월6일 일베 회원 등 100여명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55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던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피자·치킨을 먹으며 폭식투쟁을 진행했다.

2014년 9월6일 폭식투쟁의 공소시효(모욕죄 5년)는 9월 만료된다. 4·16연대는 “반인륜 범죄를 영원히 처벌할 수 없게 되는 사태를 막고자 부득이 지금이라도 고소를 했다”고 밝혔다.

4·16연대는 재난 참사 피해자에 대한 일베의 조롱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베의 폭식투쟁이 국가 재난 참사가 있을 때마다 희생자와 피해자 가족들을 모욕하는 막말의 본보기가 되었다”며 “재난 참사의 피해자를 모욕하고 조롱하는 범죄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한다는 정의가 선언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5년이 지나도 그들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또 다른 참사 피해자들에게도 막말을 일삼았다”며 “2014년에 우리가 참지 않았다면 오늘날 다른 참사 피해자들이 모욕당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참사 직후 일베에는 다뉴브강 참사를 두고도 “세월호 2탄”이라고 지칭하는 글이 게시돼 논란이 됐다.

4·16연대는 폭식투쟁을 하던 이들이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 규정하며 사건 초점을 흩트렸다고도 했다.

배서영 4·16연대 사무처장은 “어려운 수사도 아니고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검찰에서 공소시효가 지나기 전에 기소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 최신 뉴스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