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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고진영 [AFP = 연합뉴스]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현재 상금 랭킹 선두를 달리는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 훈련 때 남자 선수들도 힘들어하는 100㎏짜리 역기를 들고 스쿼트를 했다는 것은 그의 팬들이라면 잘 아는 사실이다. 이정은뿐 아니라 LPGA에서 뛰는 대부분 한국 선수들은 강도로나 양으로 누구보다 지독한 훈련을 하는 '연습벌레'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노력으로 만들어진 탄탄한 몸과 일관된 스윙으로 코리안 시스터스는 LPGA 무대를 화끈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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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AFP = 연합뉴스] |
하지만 얼마나 공격적이고 화끈한 골프를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라운드당 버디 획득 숫자'에서 한국 여자 골퍼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라운드당 버디 숫자가 4개 이상인 선수는 모두 9명이다. 이들 '버디퀸' 후보 중 한국 선수는 무려 6명이 포함돼 있다. 1위는 라운드당 평균 4.47개의 버디를 잡고 있는 미국 넬리 코르다지만 2위부터는 대부분 한국 선수 이름으로 채워져 있다. '닥공(닥치고 공격) 골프'의 진수를 보여주는 박성현이 4.35개를 잡아 2위에 올라 있고, 올해의 선수 1위를 달리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이 4.29개로 3위다. 특히 고진영은 드라이버샷 거리가 66위(261.0야드)에 불과하지만 핀을 직접 보고 샷하는 대담한 공격성과 뛰어난 아이언샷 능력을 바탕으로 화끈한 버디 사냥을 하고 있다. 고진영은 현재 그린적중률에서 79.3%로 당당히 1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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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당 버디 수 4.0개 이상인 외국 선수는 코르다와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4.17개), 그리고 호주동포 이민지(4.07개)까지 3명뿐이다. 미국의 자존심 렉시 톰프슨도 평균 3.97개에 불과하고, 괴물 장타자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올해 평균 3.66개의 버디밖에 잡지 못하고 있다. 작년 평균 4.43개로 압도적인 버디 획득 능력을 보여줬던 쭈타누깐은 올해 버디 숫자가 크게 줄면서 슬럼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라운드당 버디 수 4개는 얼마나 화끈한 골프를 하고 있는지를 가리는 기준이 된다. 10년 전인 2009년만 해도 4개 이상 버디를 잡은 선수는 당시 '골프 여제'로 통했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소녀 장타자인 재미동포 미셸 위 두 명뿐이었다. 그해 미셸 위가 평균 4.15개, 오초아는 4.14개의 버디를 노획했다. 이후 이 숫자는 한동안 4~5명 수준으로 유지되다 한국 유망주들이 대거 LPGA 무대로 유입되면서 갑자기 크게 늘었다.
물론 버디를 많이 잡는다고 위험 상황에서도 무턱대고 핀을 향해 쏘는 것은 아니다. 평균 스코어가 좋은 선수들이 대체로 버디 획득 능력이 좋다는 것은 보기 위기를 현명하게 피해 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라운드당 평균 버디 획득 수 3위이자 평균 타수 1위인 고진영은 가장 현명한 골프를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런 점에서는 '역전의 명수' 김세영은 가장 '닥공 골프'를 하는 선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라운드당 평균 버디 4위(4.21개)인 김세영의 올해 평균 타수는 70.75타로 23위에 불과하다. 도전과 모험을 좋아하는 그의 골프 스타일이 통계에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통쾌하고 짜릿한 골프로 올해 2개의 메이저대회(ANA인스퍼레이션 고진영, US여자오픈 이정은)를 휩쓴 한국 여자 골퍼들은 20일 밤(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정상까지 노리고 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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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고진영 [AFP = 연합뉴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18/2019/06/20/de6552db0d9640f7819daa5099119eb7.jpg)
![이정은 [AFP = 연합뉴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18/2019/06/20/c1a2f86bf7ab404db924ceef8417dfa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