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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자율형 사립고와 교육계

‘상산고는 시작…’ 연쇄 지정취소 우려…교육계 거센 후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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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기준 상향·평가지표 부당성 논란

학부모 강력 반발…자사고는 “법적대응”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자율형사립고 폐지’가 현실화하면서 교육계의 거센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교육청이 20일 전주 상산고에 대해 운영성과(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수(80점) 미달의 자사고 지정 취소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히면서 올해 재지정 평가가 진행 중인 나머지 23개 자사고에도 지정 취소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당국이 올해 평가가 진행되는 24개 자사고 가운데 10개 가량을 일반고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랴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올해 평가 이전부터 제기됐던 평가 기준점 상향과 일부 평가지표의 문제점, 학부모ㆍ학생 의사 미반영 등의 문제로 법적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42개 자사고 가운데 절반이 넘는 24곳의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지정취소 기준점 상향과 일부 평가지표의 배점 수정, 교육청 재량지표 확대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실제로 상산고가 가장 점수가 많이 깎인 지표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로, 4점 만점에서 1.6점을 받았다. 상산고는 애초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해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된 학교여서 법적으로 사회통합전형 대상자를 선발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교육부는 2013년 일반고 교육역량강화방안 공문에서 ‘구 자립형사립고는 사회통합전형 의무 선발 비율을 10%까지 확대 권장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삼아 총정원의 10%를 선발해야 만점을 받는 지표를 올 1월 만들었다.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에 대해 반발해왔다. 상산고와 동일하게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한 민족사관고,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가 있는 강원ㆍ울산ㆍ경북ㆍ전남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는 점을 감안해 해당 지표를 정성평가로 바꾸고 자사고의 선발 노력을 살피기로 했지만 전북도교육청은 지표를 바꾸지 않았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만 정성평가로 했어도 80점을 넘었을 것”이라며 “향후 행정소송에서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정 취소 기준점수 상향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전국 시도교육청에 제시한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는 70점이다. 이 역시 60점에서 갑자기 10점을 올리면서 많은 자사고들의 반발을 불렀다. 여기에 전북도교육청은 유일하게 평가 기준을 80점으로 상향했다. 결국 70점 받은 학교는 자사고 유지될 수 있고 79.61점을 받은 상산고는 지정 취소 대상이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됐다.

상산고 학부모들은 상산고 지정 취소 사유 발생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상산고 학부모들은 이날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성명서를 내는 등 평가의 공정성에 대해 문제제기 했다. 상산고의 한 학부모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방법과 절차가 재학생과 학부모의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학교가 폐지돼야 할 ‘교육 적폐’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지정 취소에 처한 상산고를 비롯해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자사고들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삼옥 교장은 “교육청 청문과 지정위원회 심의에서도 평가의 부당성을 제기할 것“이라며 “ 끝내 재지정을 받지 못한다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g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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