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천239명 설문조사…"교육부 대책 실효성 없어" 65%
스쿨미투 |
(세종=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교사의 96%가 학교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스쿨 미투'(#metoo) 운동을 지지하며, 인권 및 페미니즘 교육 도입도 90% 이상이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지난달 15∼24일 전교조 소속을 비롯해 전국 유·초·중·고 교사 1천23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한 '스쿨미투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 교사의 95.7%가 "학생 인권운동으로서 스쿨미투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62.5%가 '매우 동의', 33.2%가 '대체로 동의'를 택했다.
스쿨미투로 인한 교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25.8%만 동의한다는 의견을 냈고 74.2%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스쿨미투를 해결하려면 신속하고 정확한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펼쳐야 한다는 의견에 92.8%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중 60.9%는 '매우 동의'를 택했다.
교육부는 스쿨미투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요구할 때마다 "교사를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는 반발이 우려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번 설문 결과로 볼 때는 교육 당국의 우려는 '기우'였던 셈이다.
학교 인권교육 및 페미니즘 교육 활성화·의무화 방안에도 90.2%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학생인권법 및 학생인권조례 제·개정(88.0%)과 차별금지법 제정(93.9%) 역시 동의한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스쿨미투, #MeToo, #WithYou' |
스쿨미투 운동에 대해서는 83.1%가 잘 알거나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고, 14.3%는 들어본 적 있다고 했다. 전혀 모른다는 답은 2.6%에 그쳤다.
소속 학교에서 학생들이 성폭력·성희롱을 공론화한 움직임을 들어봤는지에 대해서는 17.5%가 들어봤다고 답했다. 사립학교는 이 비율이 34.7%로 국공립(15.6%)의 2배 이상으로 높았다.
전교조 여성위는 "스쿨미투가 실제 학교에서 어느 정도 규모로 일어났는지 정확한 통계가 없었는데, 이 문항 설문 결과를 추정치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교육부가 스쿨미투 운동 이후 내놓은 대책에 대해서는 64.8%의 교사가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40.0%)거나 "잘 모른다"(24.8%)고 답했다. 스쿨미투가 제기한 문제가 해결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88.6%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스쿨미투의 원인에 관해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젠더 불평등으로 인한 차별·폭력이 학교에도 만연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85.8%가 동의했다.
'학교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81.7%)이라거나 '학생들의 자치활동이 형식적으로만 보장되기 때문'(78.7%)에 혹은 '교사 양성·임용·연수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73.6%)이라는 분석에도 동의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전교조 여성위는 "교육부와 각 교육청은 스쿨미투의 원인과 대책에 관해 학생·교사·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다시 원점에서부터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조사에는 유치원 교사 27명, 초등학교 교사 530명, 중학교 교사 358명, 고등학교 교사 324명이 참여했다. 국공립 교사가 90.2%, 사립 교사는 9.8%였다. 성별은 여성 873명, 남성 328명이었다. 연령은 40대 이상이 71.2%로 많았고 30대가 19.4%, 20대는 9.4%였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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