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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운정 분양, 신도시 물량폭탄 이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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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중흥건설의 운정신도시 중흥S-클래스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몰려 있다. [사진 제공 = 중흥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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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부의 경기도 고양시 창릉 등 3기 신도시 기습 발표로 주민 반발이 강했던 2기 신도시 '파주 운정'에서 12년 만에 2700여 가구가 동시 분양을 시작했다. 그러나 멀지 않은 고양 창릉 일대에 3만8000가구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소식 때문에 '눈물의 동시 분양'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이런 오명에도 주말에 직접 가본 견본주택엔 인파 수만 명이 몰렸다. 광역급행열차(GTX)-A 노선 착공이 임박한 데 따른 기대감과 저렴한 분양가로 실수요 관심은 여전했다. 이번 청약 흥행 여부에 따라 수도권 청약 향방도 좌우될 수 있어 결과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지난 14일 오전 동시 분양에 맞춰 일제히 문을 연 대우건설, 중흥건설, 대방건설 견본주택은 실제 단지가 위치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성됐다. 용산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1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운정역 인근이다.

이 지역에서 동시 분양을 하는 이유는 최근 세종 등에서 진행된 동시 분양과는 목적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통상 동시 분양은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중복 청약 등을 막고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파주 운정의 경우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주변 집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3사가 공동으로 '생존 전략' 차원에서 어떻게든 이목을 끌고 중복 청약할 수 있도록 동시 분양을 선택했다.

현장에서도 이런 우려감이 느껴졌다. 여느 서울 분양에선 볼 수 없는 놀이기구 운영, 경품 추첨, 선물 제공 등 다양한 판촉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파주 주민 A씨는 "주변에 새 아파트가 공급된 게 몇 년 만에 처음이어서 망설이다 와봤다. 견본주택 3곳을 한꺼번에 모두 다 둘러볼 수 있어 편리하다"고 했다. 하지만 청약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3기 신도시 물량 걱정이 있어 아직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초상집'이 될 뻔한 파주 운정 동시 분양의 최대 '방탄막'은 교통망 호재다.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GTX-A 노선 우선협상대상자인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제출한 실시계획을 지난 11일 최종 승인해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9월엔 착공이 예상된다. 지금은 서울에서 1시간 이상 거리지만 GTX-A가 완공되면 서울까지 20분대에 접근할 수 있다.

이번 동시 분양 단지들은 GTX-A 운정역(2023년 예정)이 차로 5분 거리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 중 하나다. 중흥건설, 대우건설, 대방건설 견본주택에는 현장별로 3만명 안팎의 인파가 15~16일 주말 동안 다녀갔다.

이날 둘러본 견본주택 중 사람이 가장 붐빈 곳도 GTX-A 노선 운정역과 가장 가까운 단지인 '파주 운정신도시 중흥S-클래스'였다. 동시 분양 3개 단지 가운데 가장 대단지(1262가구)이기도 하다. 분양가는 3.3㎡당 1208만원으로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적용한다. 전매제한 3년으로 입주 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입주는 2022년 5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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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노선 운정역 역세권인 '파주 운정신도시 대방노블랜드'(820가구)는 단지 바로 앞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예정돼 있어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개사 중 가장 낮은 1193만원이다. 또 시스템 에어컨과 콤비냉장고를 무상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입주는 2021년 10월 예정이다.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710가구)는 브랜드 아파트라는 장점이 돋보인다. 다만 3개 단지 가운데 GTX-A 노선 운정역과 가장 거리가 있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225만원으로 가장 높다. 1차 계약금 1000만원에 중도금 무이자를 적용해 실수요층의 눈길을 끈다. 입주는 2022년 1월 예정이다.

GTX 운정역 인근 대장 단지인 '힐스테이트 운정아파트'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는 전용면적 84㎡가 4억원 후반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번 동시 분양 단지들 분양가는 전용면적 84㎡가 4억원이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무상옵션·중도금대출 프로모션 등이 풍성하다는 점도 청약 유인이 된다.

요약하자면 이번 파주 운정 분양은 교통망 호재와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워 일단 이목 끌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실청약으로 이어질지는 3기 신도시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와 교통망 호재 간 '힘싸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파주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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