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여장을 한 채 숙명여대에 침입한 3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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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여자대학교를 노린 성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불법촬영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며 여대에 보안이 강화되자 이번엔 한 남성이 여장을 하고 여대에 숨어들었다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서울 용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1시48분께 ‘여장을 한 남성이 돌아다닌다’는 숙명여대 학생의 112 신고를 받고 30대 남성 A씨를 붙잡았다.
이 남성은 치마에 스타킹, 가발까지 착용하고 교내를 돌아다니던 중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학생의 신고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은 A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지난 3월엔 숙명여대 여자 화장실에 필로폰을 소지한 남성 김모(50)씨가 숨어들었다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김씨는 미리 준비한 '고장' 표시를 붙인 채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이상함을 느낀 한 학생에 발각돼 몸싸움을 벌인 후 달아났다. 김씨는 도주 12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으며, 마약류 관리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송치 됐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자 학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숙명여대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이젠 학교에서 마음 편히 공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 결국 외부인 출입제한을 엄격히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알몸남’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동덕여대는 외부인 출입제한 조치를 시행중이다.
지난해 10월6일 박모(27)씨는 동덕여대 대학원 3층 강의동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을 스스로 촬영한 뒤 같은 날 오후 6시쯤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박씨는 열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지만, 논란은 확산됐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며 학교에 외부인 출입제한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학교는 사람이 오가는 통로에 경비 인력을 배치해 신분이 확인된 남성만 출입하도록 했다. 또 모든 건물에 카드리더기를 설치해 카드키 없이는 출입을 못 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동덕여대 재학생 김모(22)씨는 "모든 남성을 원천적으로 출입금지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결국 우리는 남성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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