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그동안 영종도는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수자원공사 조사 결과를 수용하며 기존 주장을 번복했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성산가압장 전기설비 검사 과정에서 서구 지역의 수질 문제가 발생했고, 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영종도 지역도 이번 수계 전환 영향으로 수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인천 서구에서는 8천500가구가, 중구 영종도에서는 약 250가구가 적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시는 이날 발표 전까지만 해도 영종도는 서구와는 수돗물을 공급받는 경로가 다르다며, 이번 적수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사후 보상 대상에도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산정수장에서 역방향으로 공급된 상수도 일부가 영종도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수자원공사 관로 전문가의 조사 결과가 나오자 인천시는 영종도도 이번 사태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점을 뒤늦게 시인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2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해결 기미는커녕 인천시의 오락가락 행정이 더해지자 주민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구 지역 맘카페에는 “방류 요령이나 보상 범위 등이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민원 상담하는 분들이 명확한 방침 없이 개인적 생각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 같다” 등의 글과 함께 이물질로 가득 찬 필터나 마스크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인천경실련은 지난 10일 성명에서 “이번 사태에서 인천시 상수도 행정과 위기 대처능력이 얼마나 한심한지 생생하게 목도했다”며 “박남춘 시장이 안전 관련 위기 대응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만회하려면 상수도사업본부 쇄신대책 등을 포함한 ‘물 관리’ 개혁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영종도에서도 서구와 마찬가지로 소화전 방류, 수질검사 시행, 저수조 청소 등 수질 개선 조치를 시행하며 상수도사업본부 병입 수돗물인 미추홀참물 등 음용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준하 부시장은 “영종도에 있는 인천공항에서도 적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 적수 사태 이후 소화전 방류를 너무 많이 강하게 한 것이 오히려 유압이나 물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 소화전 방류도 전문가 조언을 받아 시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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