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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길어지는 MB 항소심 검,"추가 뇌물 정황", MB측 "위헌법률심판 제청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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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뇌물·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이 당초 예정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12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이 전 대통령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 측은 “이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관련 추가 제보와 근거 자료를 확보했다”며 재판부에 기일 연장을 요청한 사실을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재판 말미 “공소사실 중 직권남용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검찰 추가 증거 제출에 변 “무죄추정 원칙 훼손” 반발

검찰은 지난 10일 재판부에 추가 기일 지정 신청서를 냈고, 이날 삼성 뇌물 관련 공소장 변경 신청을 위한 기일 지정 신청을 추가로 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고 재판부가 허가한 이후 심리를 해야겠다” 고 밝혔다. 재판부는 14일로 예정된 쟁점별 변론은 진행하되, 17일로 예정된 결심 공판 일정은 취소했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공소장 변경 신청할 때 제출해야 할 자료를 그 이전에 의견서에 첨부해 재판부에 내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언론에 내용이 공개되며 무죄 추정 원칙이 훼손됐고 피의 사실 공표로 재판부에 유죄라는 예단이 생길 수 있다”고 반발했다.

“김백준 진술 믿을만해” vs“가혹수사 때문에 한 진술”

4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 검찰 측과 변호인측 공방이 이어졌다. 다스 자금 횡령, 국정원 특활비 수수 등과 관련해 이어진 공방에서는 증인으로 몇 차례나 소환됐지만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검찰 진술을 두고 검사 측과 변호인 측 입장이 맞섰다.

검찰은 “김성호 당시 국정원장이 김주성 당시 기조실장에 지시해 김백준에게 국정원 자금 2억원을 전달하도록 했고,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이 검찰에 출석해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김 전 기획관의 진술 당시 관련 정황을 날짜별로 제시하며 컴퓨터 화면에 띄우자 이 전 대통령은 모니터를 가리키며 “하” 하고 숨을 쉬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기획관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의 일정표를 달력으로 만들어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은 검찰의 가혹 수사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김 전 기획관은 진술 당시 79세 고령에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라며 “당시 검찰에 108일 동안 58회 조사를 받았고 그중 절반에 해당하는 29회는 자정이 넘어 조사를 받거나 조사 시간이 12시간을 넘었다”고 말했다.

MB측, “직권남용죄, 위헌법률심판 제청할 것”

이날 재판이 끝나갈 무렵 이 전 대통령 측은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폈다. 변호인 측은 “1심에서 직권남용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직권남용죄는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사전 양해 없이 굳이 법정에서 신청 사실을 알린 것은 오해의 소지가 없지 않다”며 재판부에 반박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위헌법률심판 제청과 관련해 검찰 측 의견도 듣겠다”며 재판을 마무리했다. 검찰 측이 요청한 추가 증거 심리와 더해 변호인 측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카드까지 꺼내면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다음 공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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