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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인천 ‘붉은 수돗물’ 열흘 넘게 지속…수압 조절 실패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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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부터 민원 1만 건 넘어

공사로 송수관 변경하며 수압 상승

수도관에 있던 녹 비늘처럼 벗겨져

인천시 “피해 파악해 보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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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서구 한 가정의 샤워기 필터가 적수 현상으로 붉게 변했다. [사진 검단검암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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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인천시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지역에서는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오후부터는 인천시 중구 영종도에서 적수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인천시에 따르면 적수 현상이 발생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적수 발생 민원은 서구에서 9998건, 중구 영종도에서 527건 등 모두 1만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11일 이번 사태가 송수관 전환 때 수압 조절이 제대로 안 된 탓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수돗물 흐름 방향이 뒤바뀌는 과정에서 강한 수압으로 송수관이 흔들리고, 관 내부의 녹이 한꺼번에 떨어져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날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측이 공촌정수장 수돗물 공급지역에 수산정수장 물을 공급했다가 다시 공촌정수장 수돗물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수압 조절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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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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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송수관을 변경할 때는 10~12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천시에서는 5시간 만에 서둘러 진행했다”며 “수돗물을 공급할 때 수압 게이지를 보고 수동으로 수압을 조절했는데, 게이지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30일 서울 풍납·성산 가압장의 펌프 설비 전기공사로 인해 팔당 취수장에서 인천 공촌정수장으로 들어오는 원수 공급이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인천시는 수산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을 공촌정수장 지역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공촌·수산정수장에서는 영종도에 필요한 수돗물의 80%와 20%를 각각 공급했는데, 이들 정수장에서 보내는 송수관은 북항분기점에서 합쳐진다. 공촌정수장의 수돗물 생산이 중단되자 인천시는 북항분기점을 통해 수산정수장의 물을 역으로 공촌정수장 쪽으로 보냈다. 이후 공촌정수장 수돗물 생산이 재개되면서 수돗물은 다시 평상시 방향으로 흐르게 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물 흐름 방향이 두 번씩이나 바뀌고 높은 수압에 충격을 받은 관 내부의 녹(스케일)이 비늘처럼 일어나며 벗겨졌을 수 있다”며 “간이 수질 분석 결과, 수돗물에서 망간이 0.035ppm 검출됐는데, 이는 기준치 0.05ppm보다는 낮지만, 평소보다는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특히 서구 검암동 등지는 배수지(수돗물을 임시로 저장한 뒤 나눠 공급하는 저수탱크)를 거치지 않고 직결급수로 공급받는 지역이어서 녹물이 그대로 공급됐다는 것이다. 반면 배수지를 거치는 청라 국제도시지역은 찌꺼기가 가라앉아 녹물이 덜했다.

또 생산 재개로 북항분기점에서 공촌정수장까지 갔던 수돗물이 되돌아온 영종도 지역은 뒤늦은 3일부터 녹물이 나왔지만, 색깔은 덜했다.

검암·당하동 지역에서도 아파트 단지보다는 단독·다세대 주택 지역에서 피해가 심했다. 아파트는 물탱크에서 이물질이 일부 가라앉았지만, 단독주택 등에서는 걸러지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녹물이 생기면 송수관 중간에 밸브를 열고 빼야 하는데, 서구 지역에는 그게 없었다”며 “소화전이나 가정 수도꼭지로 녹물을 빼는 것도 잘 안 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환경부가 간이 수질검사에서 인천시 수돗물에 대한 음용이나 빨래 부적합 판정을 내린 사실이 없다”며 “현재 현장 기동 조사반, 민관 합동 조사반, 정부 조사반이 부분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을 위해 생수 구매 비용, 피해 아파트 물탱크 청소 비용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피해 사례가 구체적으로 파악되는 대로 영업보상 등 추가 보상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인천=심석용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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