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항공여단 상황일지에 ‘전과 폭도사살 2명’ 기록
1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이 재판부에 증거물로 제출할 군 기록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연합 |
아시아투데이 이욱재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기총소사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조 신부와 그의 유가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88)의 재판에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날 재판에는 1980년대 중반부터 30여년간 5·18 관련 자료를 수집해온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 등 6명이 증인 신분으로 재판에 참석해 증언을 이어갔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고 사건을 심리했다.
증인석에 선 정 전 회장은 옛 전남도청 앞에서 이뤄진 계엄군의 집단발포가 있던 1980년 5월 21일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서석초등학교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공중에서 총소리가 났다. ‘땅땅땅, 땅땅땅’ 연발이 아닌 단발 소리였다”며 “머리 위로 헬기가 빙빙 도는 것을 보고 뛰어서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 앞서 정 전 회장은 기자들에게 자신이 확보한 ‘육군 1항공여단 상황일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상황일지에는 ‘전과 폭도사살 2명’이라고 기재돼있었다.
당시 광주 병원 응급실에서 실습생 신분으로 근무했다는 최윤춘씨 역시 “당시 병원 밖 상공에서 헬기 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헌혈 행렬 후미에 총을 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헬기가 낮게 날더니 ‘다다다다다’하는 총소리가 났다”며 “맑은 날이었는데 마른 땅에 빗방울이 튀듯 바닥에 총알이 떨어지는 것을 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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