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전 유족회장 "5.18 때 로켓포를 쏴서라도 때려라'" 기록 공개

광주CBS 조시영 기자

{IMG:1}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새로운 증거들이 등장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에 대한 형사재판이 1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형사 8 단독(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오전 10시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정수만 전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장은 재판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헬기 사격'과 관련이 있는 다수의 자료를 제시하며 "5·18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회장이 제시한 자료는 ▲1980년 5월 20일부터 27일까지 계엄사령부 황영시 부사령관과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 김재명 등의 헬기 사격 명령 ▲1980년 5월 27일 1항공여단 상황일지에 '폭도사살 2명'이라고 적힌 자료 ▲계엄사령부가 '헬기작전계획 실시지침'을 전투병과교육사령부에 전달한 기록 등이다.

정 전 회장은 "당시 항공여단에서는 절대 발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며 "자료를 검토하면서 1항공여단 일지에 폭도 두명을 사살했다는 기록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했다.

{IMG:2}해당 자료는 육군 1항공여단 상황일지다. 이 자료에는 1980년 5월 27일 오전 5시 10분 상황에 대해 '전과 폭도사살 2명'이라고 기재돼 있다.

정 전 회장은 1980년 5월 '무장시위 및 의명화력지원'이라고 적시한 계엄사령부의 헬기작전계획 실시지침도 자료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무력 진압 지시를 받았다는 계엄군의 증언 자료도 새롭게 선보였다.

{IMG:3}이 자료에는 1980년 5월 22일 오전 10시 육군 31사단장이 505항공대 소속 500MD 무장헬기 조종사를 호출해 '로켓포를 쏴서라도 때려라'며 출동 명령을 한 증언이 담겨 있었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1980년 5월 21일 목격한 사실 또한 증언했다.

정 전 회장은 "제가 당시 5월21일 도청 앞에 있었다"며 "도청 앞에서 발포할 때 전남매일 신문 앞에 있다가 소강상태가 되니까 동명동 집까지 돌아서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때 광천주조장 앞에서 홍인표(당시 19세)씨가 머리에 총을 맞아서 숨져 있는 것을 봤다"면서 "공중에서 총소리가 막 나서 돌아봤더니 헬기에서 났다"고 했다.

정 전 회장은 "나무 밑으로 뛰어서 숨었다"며 "주변에는 군인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1980년 5월 21일 오후 2시 광주 남동 광천주조장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된 홍 씨의 검시보고서에는 '좌측 전두골 함몰 복잡골절'이라고 명시돼 있다.

정 전 회장은 "당시 남동 쪽에 계엄군이 없었는데 홍씨가 숨졌고, 사인 또한 총상이 아닌 타박사로 기록돼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정황을 고려했을 때 총상이 분명하고, 검시보고서가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다. 헬기 사격에 따른 사망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정 전 회장을 비롯해 1980년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한 시민 6명이 증언대에 선다.

전두환씨는 2017년 4월에 펴낸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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