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민국연극제 제공]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대한민국연극제 조직위원회가 논란의 중심에 선 작가가 개명을 한 뒤 출품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성추행 논란이 인 극작가 김태수 씨는 ‘김지훤’이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숨긴 채 대한민국연극제에 작품을 출품했고, 조직위측은 이를 걸러내지 못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조직위는 지난 4일 김씨의 연극제 경연자격을 박탈했고, 한국연극협회는 김 씨를 협회회원 명단에서 제명했다.
연극제 측은 지난달 30일 연락처를 근거로 김태수와 김지훤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대한민국연극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미투로 권리가 정지된 극작가였지만 개명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지원해 접수 초기 단계에선 적발하지 못했다”며 “연극제 작품으로 선정된 후, 초연작 작가에게 연락을 취하는 과정에서 유명작가 김씨의 이름으로 저장돼 있던 번호와 초연작가 김지훤 씨의 번호가 일치해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작가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사진 제출 등 자세한 신상 정보 제출을 꺼리는 경향이 적지 않다. 작가로부터 작품 공연동의서를 받긴하지만 작품 제출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상조사 권한은 없다는 것이 조직위 측 설명이다.
그러나 ‘김지훤 사건’ 이후 대한민국연극제 측은 논란 작가의 제명 및 경연자격 박탈 결정과 함께 유사사건 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민국연극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참가극단차원에서 어떤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음에 읍참마속(泣斬馬謖)의 마음으로 해당 극작가의 제명과 참가극단의 공연불허라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며 관련 조치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조직위 관계자는 “해당 사건 이전부터 미투와 관련된 논의의 자리를 준비해 왔는데, 해당 논의와 함께 유사사건 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할 것”이라며 “신용사회에서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으면 결국 규정 등을 만들어서 제재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해 미투로 고발당한 후 한국연극협회 회원자격이 권리정지됐던 김 씨는 대한민국연극제 논란을 계기로 협외에서 제명됐다. 김 씨가 제명된 한국연극협회는 대한민국연극제를 주최하는 협회다.
한편 논란 작가인 김 씨가 참여한 작품은 충청북도 대표팀인 극단 시민극장의 ‘은밀한 제안’이다. 해당 작품은 오는 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두 차례 무대에 오를 계획이었다. 대한민국연극제는 전국 16개 시·도를 각각 대표하는 16개 팀이 본선 경연에 나서는 연극제로 올해 37회를 맞이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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