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협력않는 평행선…美업계·야당 지지에 백악관 매파 득세"
미중 무역전쟁·글로벌 경기 암울 (PG)[정연주 제작] 사진합성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굳어져 세계 경제가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국가등급 부문 대표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매코맥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상반된 태도를 고착화하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려가 크다"며 "여러 면에서 볼 때 세계 최대의 두 경제(G2)가 비협력적인 방식으로 평행선을 이루는 각자 궤도에서 따로 활동해 세계 경제가 그로부터 고통을 받을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매코맥은 미국의 우려가 의회나 산업계에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던 단순한 무역적자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지식재산권 손실을 불평하기 시작하자 중국에 호전적인 백악관 관리들이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초 고위급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재개했다.
양국의 협상은 감정 격화와 함께 향후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불공정 관행 개선을 위한 무역 합의를 법률에 명기하라고 중국에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은 이를 주권침해로 여기며 반발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은 미국의 불공정 관행 비판을 부인하며 미국이 해당 관행을 이유로 부과한 기존 관세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무역합의 강제 이행 장치도 거부하고 있다.
그간 양국은 중국의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지식재산권 침해 ▲사이버 절도 ▲산업보조금 지급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율 조작 등을 의제로 삼아 협상을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중국 전체 물품으로 고율 관세를 확대할 수 있다고 이날 경고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댄 예르긴 부회장도 미국 산업계의 증가하는 우려가 백악관이 중국 관행에 대한 공격을 확장하는 데 동력이 된다고 거들었다.
산업계의 요구 때문에 초당적 지지의 토대가 마련되면서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르긴은 예전에는 민주당이 보호주의, 공화당이 자유주의 색채를 띠었지만 이제 공화당이 보호주의로 돌아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향한 통합된 정치적 지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경제 역사학자인 예르긴은 무역전쟁이 언변이나 관세 전쟁을 넘어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 체계의 새로운 격돌로 발전할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티무르 막시모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차관은 미국과 중국의 협상 내용이 형식적으로는 무역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경제라며 유사한 관측을 내놓았다.
막시모프 차관은 중국이 서방의 제품을 단순히 조립하기보다 스스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자 견제심리가 발동한 미국 정부가 화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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