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이름 빌려 슬픔 무기삼아”
차명진 전 의원 [연합] |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자신의 SNS에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 자유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차명진 전 의원이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세월호 유가족을 두고 “유가족 이름을 빌린 집단이 절대권력으로 군림한다”고 하는 등 ‘막말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당에 다시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차 전 의원은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저는 사적으로, 공적으로 세월호 괴담의 피해당사자”라며 “피해당사자가 절박한 상황에서 분노를 표현하는 글을 쓰면 안 되느냐”고 주장했다.
“세월호 괴담 생산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또 부관참시하려 하는 모습을 보고 분노해 글을 썼다”고 말한 그는 “이제라도 정신차리고 박대통령을 거짓 마녀사냥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저를 분노케 했다”며 “지금 황교안 대표가 그 덫에 걸렸다. 세월호가 황 대표를 좌초시키기 위한 좌파의 예리한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또 “또다시 우파의 지도자를 잃고 궤멸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 한 몸이라도 던져 세월호 괴담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다”며 “세월호 유가족의 슬픔에 깊이 공감하지만, 유가족이 독단으로 세월호 사고의 성격을 규정하고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을 범인으로 공표할 지위와 자격을 갖는다는 건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세월호 유가족 모두는 아니겠으나 ‘유가족’이라는 이름을 빌린 집단들은 어느덧 슬픔을 무기삼아 신성불가침의 절대권력으로 군림했다”며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세월호를 땅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분노의 글을 썼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한국당 중앙윤리위는 ‘세월호 막말’로 회부된 차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에 대해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과 경고 징계를 의결했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고 하고 있다”고 써 논란을 일으켰고, 정 의원도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란 글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면서 한동안 SNS 활동을 자제해왔던 차 전 의원은 이날 다시 SNS 활동을 시작하며 “꽥 소리라도 하고 죽겠다. 할 말은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이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당 내외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차 전 의원이 다시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하며 한국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본인은 억울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논란에 부채질을 하는 꼴”이라며 “‘막말’로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부적절한 표현으로 보인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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