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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으로 전염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식품업계가 긴장을 끈을 못하고 있다. ASF 유입 시 공급 부족에 따라 국내산 돼지고기를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햄과 만두, 냉동식품 등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ASF는 몽골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거쳐 북한으로까지 전염됐다. 농식품부는 ASF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접경 10개 시·군을 돼지열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돼지들이 ASF에 걸릴 경우 치사율은 100%에 달한다.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ASF로 중국에서 돼지 2억 마리가 폐사하거나 살처분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사육 수의 절반에 해당한다. 북한에서는 농장에서 사육중이던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ASF로 폐사했다.
식품업체들은 ASF가 국내로 전염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섭취해도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육가공품 기피 성향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또 폐사 등으로 인해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돼지고기 가공식품은 햄과 소시지, 만두 등 냉동식품이다. CJ제일제당 '스팸'은 미국과 스페인, 캐나다 등 외국산(80%)과 국산(20%)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다. 냉동으로 유통돼 장기간 비축이 가능한 수입산과 달리 국산 돼지고기는 냉장으로 유통돼 오랜시간 비축이 불가피하다. CJ제일제당 측은 국내 ASF 발병 시 국산 돼지고기를 수입산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냉동만두도 비상이다. 국내 식품업체가 생산하는 냉동만두는 대부분 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는 돼지고기 국산 75%, 외국산 25%를 섞어 만든다. 해태제과 '고향만두'는 국산 돼지고기(100%), 풀무원 '얇은피꽉찬속 고기만두'는 국산 돼지고기 33.22%를 활용해 제조한다.
실제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공급 부족으로 국산 돼지고기 값이 오르자 햄과 만두, 냉동식품의 가격이 5~10% 가량 인상된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ASF 발병 시 육가공 소비가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에 당장은 가격 인상을 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국산 돼지고기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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