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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北, 치사율 100% 돼지열병 창궐…남측 전파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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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압록강 인접 지역의 협동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방역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북한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알려왔다”며 “북한의 ASF 발생지역이 북중 접경지역이긴 하지만, 남쪽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여 추가적 방역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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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E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국 접경 지역인 북한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신고됐고 2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장 내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중 77마리는 폐사했고 22마리는 살처분 됐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발생한 후 몽골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로 퍼졌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 지역까지 덮친 것이다. OIE는 북한이 이후 이동제한, 봉쇄지역 및 보호지역 예찰, 사체ㆍ부산물ㆍ폐기물 처리, 살처분, 소독 등의 방역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비상이 걸렸다. 북한에서 발생한 ASF 바이러스가 남과 북을 넘나드는 야생 멧돼지를 매개체로 국내로 넘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야생 멧돼지의 침이나 오줌ㆍ분변 등에 국내 사육돼지가 접촉되면 감염될 수 있다.

방역 당국도 북한과의 접경지역에 사는 멧돼지를 통해 국내로 전파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중국ㆍ베트남ㆍ캄보디아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한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주로 공항 검역에 힘을 쏟았다. 육로로는 북한이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청정 지역을 유지할 수 있었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북한 협동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해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각종 동물에 의한 남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북한 발생 지역이 북ㆍ중 접경지역이긴 하지만 남쪽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추가 방역 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정하고, 위기경보 ‘심각’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10개 시군은 강화군ㆍ옹진군ㆍ김포시ㆍ파주시ㆍ연천군ㆍ철원군ㆍ화천군ㆍ양구군ㆍ인제군ㆍ고성군 이다. 이 지역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 및 거점소독시설을 설치ㆍ운영하고, 축산관련 차량 등에 대한 방역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도라산과 고성에서 운영 중인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북측에서 사람과 차량이 내려올 때는 반드시 검역과 소독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또 야생멧돼지를 차단하기 위해 접경지역 내 모든 양돈농가에 대한 포획틀과 울타리 시설 설치를 6월까지 조기 설치하고, 그 외 지역은 단계적으로 확대 설치한다. 이 차관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접경지역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국방부, 환경부, 통일부 등과 북한 ASF 발생과 관련된 강화된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과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이다 보통 6~13일 안에 폐사한다. 치료약도 백신도 없어 치사율은 100%다. 외국 발생국에서도 100% 살처분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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