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매입한 일부 대부업체 잘못된 정보 금융권 공유
과거 대출연체 기록으로 신용카드 중지·신용등급 하락 피해
직장인 박모 씨(44)는 최근 사용 중인 카드사로부터 ‘타 금융사 연체로 카드 이용이 중지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과거 저축은행 대출 장기연체로 개인회생을 받았지만, 모두 변제하고 연체 관련 이력까지 모두 삭제한 상태였다. 신용등급도 꾸준한 관리 끝에 2등급으로 회복했었다. 그런데 신용평가사는 박씨의 신용등급을 하루만에 6등급으로 강등시켰다.
박씨가 카드사와 신평사에 여러차례 문의한 결과 카드사용이 중지되고 신용등급이 하락한 이유는 과거 박씨가 연체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한 한 대부업체가 잘못된 정보를 전 금융권에 공유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이미 해당 채무를 전액 상환했고 연체 관련 이력까지 삭제했으나 지난 27일부터 대부업 대출정보가 모든 금융권에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사라진 연체정보가 부활해 공유된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대부업 대출정보가 모든 금융권에 공유되기 시작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장기연체된 부실채권을 매입해 추심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형 대부업체의 잘못된 정보가 공유돼 혼란을 빚고 있다.
과거 대출연체 기록으로 신용카드 중지·신용등급 하락 피해
직장인 박모 씨(44)는 최근 사용 중인 카드사로부터 ‘타 금융사 연체로 카드 이용이 중지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과거 저축은행 대출 장기연체로 개인회생을 받았지만, 모두 변제하고 연체 관련 이력까지 모두 삭제한 상태였다. 신용등급도 꾸준한 관리 끝에 2등급으로 회복했었다. 그런데 신용평가사는 박씨의 신용등급을 하루만에 6등급으로 강등시켰다.
박씨가 카드사와 신평사에 여러차례 문의한 결과 카드사용이 중지되고 신용등급이 하락한 이유는 과거 박씨가 연체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한 한 대부업체가 잘못된 정보를 전 금융권에 공유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이미 해당 채무를 전액 상환했고 연체 관련 이력까지 삭제했으나 지난 27일부터 대부업 대출정보가 모든 금융권에 공유되기 시작하면서 사라진 연체정보가 부활해 공유된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대부업 대출정보가 모든 금융권에 공유되기 시작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장기연체된 부실채권을 매입해 추심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형 대부업체의 잘못된 정보가 공유돼 혼란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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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
박씨는 "하루종일 신평사와 카드사, 대부업체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이를 정정하느라 다른 일을 하지 못했다"며 "며칠째 잘못된 정보가 정정이 안됐다. 비슷한 처지인 지인들 중에도 같은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미 삭제된 대출 연체 기록이 다른 금융권에 공유돼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이 하루에 수십건씩 금융감독원에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되고 이미 삭제된 연체이력이 조회됐다거나 이미 상환한 대부업체의 대출 계좌가 여전히 남아있어 불이익을 당했다는 민원이 많다"며 "관련 피해 사례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 대출 정보를 전 금융권에 공유하는 내용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을 지난 27일부터 시행했다. 신용정보원이 시스템 구축하고 대부업체들이 내부망을 여기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정보는 신용평가사와 은행, 보험, 카드사 등 전 금융권에 공유된다.
금융사들은 대부업체 대출 정보까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해 차주의 상환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DSR은 대출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으로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그동안 대부업 대출은 DSR 산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대부업 대출이 DSR에 반영되면 차주들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그만큼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추심 전문 대부업 정보가 공유되면서 신용등급 하락 대란이 발생한 것이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과거 금융정보가 공유돼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수십건에 달했다. 이들은 대부분 과거 대출 장기연체로 자신의 부실채권이 추심 전문 대부업체에 팔린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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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삭제됐다가 H사의 전산오류로 다시 부활해 전 금융권에 공유된 박씨의 연체정보 삭제 이력. 박씨는 이미 연체 삭제 이력까지 삭제해 정상적인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고 했다./독자 제공 |
장기연체가 있는 경우 빚을 다 갚거나 개인회생 절차를 거치면 연체 기록은 사라진다. 그러나 장기연체 기록을 삭제한 이력은 남는다. 금융사들은 ‘기록을 삭제한 기록'도 신용등급에 반영을 하기 때문에 1금융권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이 거절되는 경우가 생긴다. 연체기록 삭제 이력까지 삭제하려면 통상 5년정도 걸린다.
금융권에서 대출정보 공유 대상 대부업체 수는 총 1445곳이다. 이 중 상당수는 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형 업체다. 이들 대부업체는 금융사에 제대로된 대출 정보를 공유할 수준의 전산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 대부업은 H사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금융당국에 대부업으로 등록했지만,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부실채권을 사들여 추심을 전문으로 한다. 이번 대부업 정보 공유로 이력 삭제 정보가 반영되지 않은 채무자들의 정보가 금융권에 공유됐다.
한 대부업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대출 정보를 공유할 때 이런 추심 전문 대부업이 사들인 부실채권의 연체정보가 공유되는 부작용은 당국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중소형 대부업 가운데 1금융권과 정보 공유를 할 시스템을 갖춘 곳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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