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이슈 앞두고 의장직 떠나는 건 합리적 행동 아냐"
그동안 '브렉시트 반대 성향' 보여와…보수당 강경론자들 불만 커질 듯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 [EPA=연합뉴스] |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올여름 사퇴 관측을 부인했다.
브렉시트(Brexit)라는 중차대한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리에서 물러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보수당 당대표 경선 후보자들이 잇따라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의회 결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버커우 하원의장은 2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수당 소속이었던 버커우 하원의장은 2009년 의장직에 오를 당시 2018년 6월에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주변 지인들에게 당초 지난 3월 29일 예정된 브렉시트 마무리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조금 더 머문 뒤 올해 여름 사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두 차례 연기되면서 다시 10월 말로 미뤄지자 여름 사퇴 관측을 뒤엎고 당분간 자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버커우 의장은 "올해 7월에 물러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해결이 필요한 중대한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의장직을 떠나는 것은 합리적인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사임) 문제에 관해 어떤 의도를 가지게 되면 의회에 가장 먼저 이를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버커우 의장이 오는 2022년까지 자리를 지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버커우 의장의 이같은 입장은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분노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를 비롯한 보수당 각료들과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보수당 출신인 그가 그동안 브렉시트 논의 과정에서 오히려 브렉시트에 반대하고 친 노동당적인 성향을 보여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버커우 의장은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영국 하원의 모습 [EPA=연합뉴스] |
버커우 의장은 '노 딜'을 비롯한 브렉시트와 관련한 어떤 결정도 의회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디언과의 인터뷰 직전 가진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그는 "브렉시트와 관련한 논쟁의 중앙무대에서 의회를 제외하려는 생각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 등 보수당 당대표 경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이 잇따라 '노 딜'이 발생하더라도 10월 말 EU를 떠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를 가로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영국 하원은 지난 3월 말 표결을 통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기로 결정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일부에서는 그의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지만 버커우 의장은 자신이 의회 권리의 맹렬한 수호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의가 없다면 오는 10월 31일 '노 딜' 브렉시트를 하는 것이 '법률적 디폴트'(legal default)라는 주장에 대해 "'법률적 디폴트'와 의회 내 정치 세력의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며 의회 논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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