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원·달러 환율 1193.90원 마감…8.10원↑
미·중 무역분쟁 격화되며 위험회피 심리 확산
당국 "환율 쏠림 있다" 판단.."면밀히 주시"
미국 환율보고서 영향력은 거의 감지 안 돼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 자료=마켓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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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며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8원 넘게 상승하며 연고점에 근접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는 서울외환시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 했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1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119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1일(1194.00원) 이후 6거래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연고점인 1195.70원과 불과 1.80원 차이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미·중 긴장감이 간밤 뉴욕 증시를 거쳐 아시아 증시까지 확산됐는데, 이 때문에 원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준비되지 않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2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에서 수출한 희토류로 만드는 상품이 오히려 중국 발전을 억제하는데 사용된다면 불쾌할 것이라고 썼다. 미국은 희토류를 100% 수입하고 있다. 그 중 80%는 중국산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부터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날 코스피 지수(-1.25%)와 코스닥 지수(-1.61%)는 일제히 1%대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36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1300억원 넘는 매도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유독 가팔랐다. 이날 장 마감께 달러·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0.2%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위안화 가치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폭 0.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외환 당국은 시장에 쏠림이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 담당자는 “원·달러 환율에 쏠림이 감지되고 있다”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막판 조금이나마 원·달러 환율이 낙폭을 줄인 요인이다.
이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는 외환시장에 거의 영향이 없었다.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낙인찍지 않고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진행 중인 만큼 환율 카드를 남겨뒀다고 봤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환율 카드를 그냥 써버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산 80억5600만달러였다.
장 마감께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93.37이었다.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9.22엔,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1161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9326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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