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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인사이드 스토리]앗! 키움뱅크…하나금융·SKT '금융업 우여곡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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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채권은행 인연 후 카드·인터넷은행 등 시도 키움뱅크 인터넷은행 탈락·합작플랫폼 핀크 고전 키움뱅크 재도전 등 어떤 그림 그릴까? [비즈니스워치] 안준형 기자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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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에 탈락하면서 지배주주로 나선 다우키움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0여개 회사로 어벤저스급 주주를 구성하고도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예비인가를 받지 못했다.

다우키움그룹을 믿고 지분 투자에 나선 주주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특히 키움뱅크에 큰 기대를 걸었던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의 아쉬움은 더 큰 상황이다. 2000년대부터 두 회사는 모바일뱅킹, 신용카드, 플랫폼서비스 등을 합작해오며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업은 SK의 숙원사업이다. 1992년 SK증권을 인수하며 금융업에 진출했고 SK생명, SK투자신탁운용, SK캐피탈 등으로 금융 계열사를 확대했다.

2000년 초반에는 평화은행 신용카드 부문을, 전북은행 신용카드 부문을 인수하는 협상을 벌이다 금융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2002년 코오롱, 롯데, 안철수연구소 등과 추진한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 '브이뱅크'도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분식회계 사건으로 비화된 2003년 SK사태를 계기로 금융계열사를 차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2004년 SK투자신탁운용, 2005년 SK생명을 매각했고 2006년 SK캐피탈을 해산했다. 지난해 SK증권까지 매각하면 금융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SK가 금융업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하나금융과 함께 금융업 진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벌였다. 2003년 SK가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을 때 주채권은행 하나은행은 백기사로 나서면서 양측의 신뢰가 두터워졌다. 두 회사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결합에 주목하고 있다.

2004년 SK와 하나은행은 모바일뱅킹서비스 '하나 M뱅크서비스'를 함께 선보였다. 2005년 두 회사는 합작카드사 설립을 추진하다 무산됐다가 2010년 SKT가 하나카드 지분 49%를 인수하며 끝내 하나SK카드가 출범했다. 2014년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가 합병한 하나카드가 출범하면서 사명에서 SK를 떼어냈지만 여전히 SKT가 하나카드 지분 15%를 갖고 있다.

SK텔레콤은 2015년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아이뱅크(I Bank)에 참여했지만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에 밀려 탈락했다.

그 이듬해 SKT와 하나금융은 총 500억원을 투자해 생활금융 플랫폼서비스 '핀크'를 출범했다. 핀크 지분은 하나금융이 51%, SKT가 49%를 갖고 있다. 업계에선 두 회사가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을 위한 포석을 깔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대를 모았던 핀크의 사업 초기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작년 영업수익(매출)은 2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손실은 183억원에 이르렀다. 이달 17일 핀크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결손금을 털어내기 위해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새 투자자를 유치해서"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예상대로 올해초 SKT는 하나금융과 손잡고 제3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선언했다. 다우키움그룹이 주도한 키움뱅크에 동반 합류한 것이다. 하지만 키움뱅크는 예비인가 과정에서 탈락했다. 하나금융과 SKT 입장에서 핀크의 부진에 이어 충격이 두배로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SKT가 핀크를 감자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집중할 계획이었지만 키움뱅크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예비인가에 탈락했다"며 "두 회사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SKT와 하나금융이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하나금융은 DNA를 완전히 바꿨다. 지난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금융을 금융회사에서 '데이터기반 정보회사'로 체질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세계적으로 모바일결제 시장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인 SKT도 금융업은 놓칠 수 없는 분야다.

업계의 관심은 키움뱅크가 올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다시 도전할 것인지다.

재도전한다면 키움뱅크가 이번 탈락의 원인이었던 혁신성 부족을 어떻게 보완할지, 하나금융과 SKT는 어떤 역할을 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과 SKT의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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