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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의 질병분류, 특히 한국에 영향이 큰 이유

이데일리 윤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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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의 질병분류, 특히 한국에 영향이 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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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CD-11 발표, 국내도입 찬반 논쟁 여전
복지VS낙인 전문가마다 갈리는 예상 결과
얼마 전 ‘MBC 100분 토론’이 ‘게임중독, 질병인가 편견인가’를 주제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출처 = MBC)

얼마 전 ‘MBC 100분 토론’이 ‘게임중독, 질병인가 편견인가’를 주제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출처 = MBC)


[이데일리 윤로빈 PD]게임중독 질병분류, 복지인가 낙인인가

얼마 전 ‘MBC 100분 토론’은 ‘게임중독, 질병인가 편견인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의 장을 마련해 화제에 올랐다. 토론에는 정신의학과 교수, 유명 유튜버, 한국 게임학회 학회장,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시민연대 정책국장 등 다양한 입장을 대변할 참여자들이 자리해 논쟁을 벌였다. 방송 이후에도 관련 주제를 바탕으로 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이는 네티즌들 사이의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논쟁이 식지 않은 와중에 스위스 현지 시간으로 25일, 세계보건기구 WHO의 게임중독을 질병 분류가 확정되었고 2022년부터 이 기준(ICD-11)을 발효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ICD-11을 국내에 도입할 것이냐를 두고 각 정부부처와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갈등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게임중독의 질병분류 여부가 왜 그렇게 큰 논란을 부른 것일까? WHO의 기준을 국내에 도입했을 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WHO가 새롭게 발효한 ICD-11의 분류 내용

WHO가 새롭게 발효한 ICD-11의 분류 내용


게임중독의 질병분류, 섣부른 낙인찍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중독의 질병분류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게임이 정신질환의 원인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과거,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한 상황처럼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 인식 탓에 정신질환으로 분류된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게임중독을 판단하는 기준 역시 모호하다. WHO는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어 게임을 지속하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될 시 게임중독, 즉 게임이용장애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한 ‘증상이 심각하다면 12개월 미만이라도 게임이용장애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기준만으로는 질환 판정을 의사의 자의적 판단에 맡길 여지가 많다. 또한 이렇게 모호한 기준에 비해 그 결과가 개인에게 지울 수 있는 위험이 너무 크다. 특히 청소년이 게임에 과몰입을 보이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인데 이들 중 어디까지를 게임중독이라 판명할 것인지 기준이 애매한 상황에서 섣불리 ‘정신질환자’라는 낙인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게임중독, 조기치료와 국가 차원의 복지가 중요

반면 보건복지부와 정신의학계에서는 게임중독의 질병분류를 반기고 있다. 이것이 게임중독 예방을 위한 제도(청소년 셧다운제, 게임 결제한도 제한 등) 도입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의 정신적 영향을 특히 많이 받을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조기 치료’의 바탕을 마련할 수 있다. 게임중독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수록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면 게임중독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복지산업이 시행될 수 있어, 학교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병원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한 복지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중독으로 판명하는데 대부분 이 기준에 부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도가 도입되어도 무제한적인 장애 판명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당장 권고 사항이 도입되는 것이 아니므로 시간을 두고 모호한 기준들을 구체화시키면 된다는 입장이다.게임중독 질병분류, 무엇을 바꾸나

WHO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도 당장 국내에 도입되는 것은 아니다. WHO의 분류는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이 없어 국가마다 수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국내에 도입되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게임 시장의 위축이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게임 산업이 특히 각광받는 상황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이 게임 콘텐츠일 정도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하고 있는 게임 산업과 e-스포츠 산업이 위축되면서 경제 손실이 엄청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관마다 예측 범위가 다르지만 만약 게임중독의 질병 분류가 되면 5조에서 11조까지 조 단위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여론 뿐 아니라 정부 부처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 WHO의 권고 사항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