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아체·람페두사서 1위…대도시에선 중도좌파 민주당 강세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
28일(현지시간) 일메사제로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난민을 위한 성공적인 사회통합 모델을 제시해온 것으로 이름 높은 남부 칼라브리아의 소도시 리아체에서도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끄는 동맹이 승리를 거뒀다.
리아체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동맹에 31%의 표를 줘 동맹을 사상 처음으로 이곳의 최대 정당으로 만들었다. 또한, 이날 함께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도 동맹의 지지를 받는 시장을 선출했다.
반면, 2002년부터 리아체를 이끌며 친난민 정책을 펼침으로써 지역 주민들이 떠나 생기를 잃은 마을을 되살렸다는 칭송을 받아온 도메니코 루카노 시장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루카노 시장은 수백 명의 아프리카 난민과 이민자들을 마을에 수용해 직업 훈련을 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이들을 지역 사회에 성공적으로 동화시켰다는 평가 속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는 그러나 강경 난민 정책을 펼치는 이탈리아 현 정부 출범 뒤 된서리를 맞았다. 그는 작년 10월 불법 난민 지원과 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체포돼 직무가 정지된 뒤, 내달 법정 출두를 앞두고 있다.
난민 친화 정책을 펼쳤던 이탈리아 남부 소도시 리아체의 도미니코 루카노 시장 [EPA=연합뉴스] |
루카노 시장은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일간 라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비통함과 슬픔을 느낀다"며 "살비니는 증오를 부추기면서, 우리를 비인간적인 사회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맹의 지원을 받아 리아체의 새로운 시장으로 당선된 안토니오 트리폴리는 이에 대해 "루카노의 유산을 급속히 해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리아체 시민들을 정책의 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오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관문 역할을 해온 이탈리아 최남단 섬 람페두사에서도 45%의 표를 얻어 사상 처음으로 최다 정당이 됐다.
람페두사에서는 2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난민들의 사회 통합에 기여한 것으로 이름이 높았던 주세피나 니콜리니 전 람페두사 시장이 낙선한 바 있다.
람페두사 섬은 이탈리아 영토이지만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불과 120㎞ 떨어져 있을 정도로 아프리카 대륙과 더 가까워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유럽으로 가기를 원하는 북아프리카 난민 무려 25만명 이상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 상륙한 곳이다.
살비니 부총리는 리아체와 람페두사의 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는 좌파들의 '상징'인 두 도시에서 승리를 거뒀다"며 흡족함을 나타냈다.
동맹은 이밖에 프랑스로 넘어가려는 난민들이 국경 근처에 밀집해 있는 북서부 해안 도시 벤티밀리아에서도 44%의 표를 얻는 등 난민에 대한 피로감이 높은 곳에서 특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동맹은 5년 전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표율이 불과 1%에 불과했던 남부 시칠리아 섬에서도 20%의 표를 얻어 기세를 올렸다.
과거 가난한 남부인들을 산업이 발달한 북부에 얹혀사는 '기생충'으로 공공연히 비하했던 살비니 부총리가 5년 전 시칠리아 방문 때 성난 주민들에게 토마토와 계란 세례를 받은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34%가 넘는 표를 얻어 전국 1위를 차지한 동맹은 중소도시에서는 약진한 반면, 수도 로마를 비롯해 밀라노, 토리노, 제노바 등 대도시에서는 중도좌파 민주당(PD)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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