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농업 가격보전 정책·장비 구매 보조금 지급
中 농산물 시장 노리는 美 "보조금 없이 공정 경쟁해야"
인구 3분의 1 농민인 中, '식량안보' 주장하며 대립
[AFPBB 제공] |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이 중국의 농업 보조금 정책까지 단단히 반기를 들고 나섰다. 중국 정부가 펼치는 농산물 가격이 떨어질 경우 이를 사들이는 보전 정책 등 농업지원책에도 미국 정부가 부당함을 제기하며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강요 금지 등과 함께 중국 정부의 농업 지원책을 문제로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산업 보조금 문제는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금융데이터베이스업체 윈드가 지난해 중국 증시에 상장된 3545개 기업의 수익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중앙·지방정부가 기업에 제공한 각종 보조금이 1538억 위안(약 223억 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2017년보다 14%나 증가한 분야다.
그런데 이제까지 미국은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문제에 있어 IT분야를 집중 겨냥했다. 하지만 무역협상이 진행되며 미국은 점점 농업분야도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옥수수, 밀 등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때 정부가 사들이는 가격 보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민들의 농업 장비 구매 등에도 보조금을 지원한다. 식량 안보를 지키겠다는 것이 중국 보조금 정책의 골자다.
하지만 미국은 이 같은 중국 정부의 농업 지원책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밀, 옥수수, 쌀, 대두 등 농산물을 대중국 수출 유망 분야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중국의 농업 보조금 지급 관행을 없애 공정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일본 도쿄에서 “보조금 따위를 원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길 바라는 미국인들의 요구를 등한시할 수 없다”고 말한 점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양측은 최근 협상에서 이 문제를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단지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사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농업 지원책을 완전히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중국과 같은 인구 대국의 ‘식량 안보’를 포기하라는 요구와 같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전업농은 2억명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 농업 부문에 관여하는 사람으로 확대하면 14억 중국 인구의 3분의 1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즉 도시로 이주한 농민들을 뜻하는 ‘농민공’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농민공들은 도시에 일자리가 없을 때는 농촌으로 돌아와 농업에 종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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