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3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로 기대를 모았으나 불참을 선언했던 네이버가 일본에서는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28일 네이버의 메신저 플랫폼 자회사 라인에 따르면 라인 파이낸셜은 지난 27일 일본 미즈호 은행과 공동 출자를 통해 ‘라인뱅크 설립준비주식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컨소시엄 두 곳이 모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바로 다음날 발표가 이뤄진 것이다.
네이버는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라인 파이낸셜에 총 2066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라인 관계자는 “라인 파이낸셜에 대한 유상증자는 라인뱅크 설립 준비와 대만 등 글로벌 금융사업을 위한 출자”라며 “내년 중 ‘스마트폰 은행’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은행, ‘라인뱅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라인은 작년 11월 일본 미즈호 파이낸셜그룹과 오는 2020년 은행을 설립할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은행 설립을 위한 준비회사를 세울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라인 파이낸셜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라인 파이낸셜은 작년 9월 2475억원, 11월 1392억원 등 총 3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각각 단행했다. 이번 2000억원 가량의 출자를 포함하면 벌써 58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셈이다.
라인뱅크 설립준비 회사의 지분은 라인 파이낸셜이 51%, 미즈호 은행이 49%를 나눠갖는다. 라인 측은 “라인뱅크가 향후 제공할 서비스는 지금 단계에서는 공유가 어렵다”고 했다.
앞서 국내에서는 당초 신규 인터넷은행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네이버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흥행 실패’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월 시행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이라도 정보통신기술(ICT)부문 비중이 50%를 넘으면 은행 지분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은산분리 완화 조항은 사실상 네이버의 은행업 진출을 터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왔던 터다. 네이버 불참 소식에 업계와 금융당국의 충격이 적잖았던 이유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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