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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종합금융 큰 꿈 품었는데"…키움·한화증권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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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차별화 내세웠으나 오히려 '미흡' 평가 예상외 결과에 당혹, 재추진 여부 결정못해 [비즈니스워치] 임일곤 기자 igon@bizwatch.co.kr

키움과 토스뱅크 컨소시엄 두곳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모두 탈락하면서 컨소시엄에 각각 참여한 키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멘붕' 상태에 빠졌다.

이들은 본업인 증권과 은행 사업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 종합금융회사로 도약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던 만큼 탈락 결과에 대한 충격이 한동안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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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키움뱅크 컨소시엄을 이끄는 키움증권은 향후 인터넷은행 재도전 여부와 관련해 미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재추진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2대 주주로 참여 의사를 밝혔던 한화투자증권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계획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전날 금융위 발표 직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발표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3분기 재추진될 예비인가에 신청할지 여부에 대해선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증권사는 재도전 의사에 대해 말을 아끼기에 앞서 심사 결과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키움뱅크를 주도한 키움증권만 해도 '금융과 ICT를 융합한 온라인 증권사'라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정작 심사위원들로부터 혁신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지난 2월 4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그룹, 이동통신시장 1위 업체 SK텔레콤과 손잡고 인터넷은행 도전장을 냈을 때 부각한 키워드는 다름아닌 '혁신'이었다.

키움증권은 지점 없는 증권사로 시작해 14년 연속으로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할 정도로 온라인 거래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최적화한 시스템인 '영웅문' 등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곳이다.

앞서 인터넷은행에 뛰어든 카카오뱅크가 모객에 성공했으나 기존 은행과의 대출 상품에서 차별화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키움뱅크는 기존 사업자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키움증권은 자회사로 저축은행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은행업에 대한 경험을 차별화로 내세웠다.

저축은행을 비롯해 자산운용과 프라이빗에쿼티(PE), 창투사, 캐피탈을 넘어 인터넷뱅크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회사로 발돋움한다는 큰 그림을 제시했으나 정작 사업 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토스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인터넷뱅킹 영역으로 사업을 과감하게 확대하려 한 한화투자증권 역시 이번 결과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월 250억원을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출자키로 결정했다. 만약 토스뱅크가 출범한다면 한화투자증권은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지분율 60.8%)에 이어 2대 주주(9.9%) 지위에 오를 예정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2년 전 권희백 대표 취임 이후 '금융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영역에서 성장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자본금 100억원을 들여 데이터애널리틱스랩이란 데이터분석 전문업체를 설립하는가 하면 간편결제 '페이코'를 운영하는 NHN엔터와 손잡고 핀테크 기술을 고도화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 자본 수혈을 받기로 하면서 자기자본 1조원대 대형사로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인터넷은행 사업을 통해 본업인 증권과 은행업의 시너지를 내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겠다는 방침이었는데 다소 차질이 생기게 됐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3분기에 또 다시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예비인가를 추진하고 4분기 중으로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신청에 대한 제한은 없으나 한번 미끄러진 키움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재도전을 택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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