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로 통과… 2022년부터 적용 / 지속성·빈도·통제 가능성에 초점 두고 판정 / 12개월 이상 일상생활보다 중요하게 여기면 중독으로 판단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안을 사실상 통과시켰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안이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 총회 B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통과된 새 기준은 28일 폐막하는 총회 전체 회의 보고를 거치는 절차만 남았기 때문에 개정 논의는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1990년 ICD-10이 나온 지 30년 만에 개정된 ICD-11은 194개 WHO 회원국에서 2022년부터 적용된다.
WHO는 실생활에서 사망, 건강 위협의 주요 원인이 되는 새로운 현상들이 질병 분류 기준에 빠져있는 점을 고려해 2000년부터 ICD-10 개정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해 ICD-11 최종안을 만들었다.
‘6C51’이라는 코드가 부여 게임중독(게임이용장애)은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장애 영역에 하위 항목으로 포함됐다. 질병코드가 부여되면 각국 보건당국은 질병 관련 보건 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게 되며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예산을 배정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행위를 질병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논란을 의식해 WHO는 게임중독 판정 기준을 지속성과 빈도, 통제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만들었다.
게임 통제 능력이 손상되고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지속하는 게 12개월 이상 지속하면 게임중독으로 판단하게 된다. 증상이 심각하게 드러날 때는 12개월보다 적은 기간에라도 게임중독 판정을 내릴 수 있다.
ICD-10은 1만4400개 항목에 질병코드를 부여하고 있지만 ICD-11은 5만5000개 항목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등 건강을 위협하는 인자들에 대한 분류를 세분했다. 번개에 의한 부상 및 사망, 소화를 방해하는 헤어볼(머리카락 뭉치),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지나치게 모아두는 증상, 사회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 수감 상태에서 일어나는 문제 등에도 질병 코드가 부여됐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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