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 KBS1 '거리의 만찬'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광수를 찾습니다' 편
KBS1 '거리의 만찬'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광수를 찾습니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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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로 지목된 지) 몰랐었죠. 전혀 모르고. 옆에 있는 양기남 씨가 연락이 왔더라고요. 5·18 기념재단의 차종수 연구원이 찾는다고 해서 가봤더니 제 사진이더라고요. 말 그대로 뭐지? 했어요. 뭐지? 했는데…. 솔직하게 심각하게 생각을 안 했어요. 날이 갈수록 인원수가 많아지고 이것을 유튜브나 이런 데 많이 올라오다 보니 엄청나게 황당하고 분노도 생기고 그러죠."('184번 광수'로 지목된 곽희성 씨)
지난 24일 방송된 KBS1 '거리의 만찬'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광수를 찾습니다' 편은 39년이 되도록 1980년 5월 18일의 진실이 밝혀지기는커녕 가짜뉴스를 통한 왜곡과 혐오가 이뤄지는 현실을 다뤘다. 5·18에 대한 혐오와 왜곡의 중심에 서 있는 '광수'(광주에 내려온 북한특수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상처와 그날의 아픔을 기렸다.
지만원 씨는 유튜브는 물론, '광수'에 대한 관련 책자까지 제작해 무차별적으로 배포까지 했다. 지난 2월,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5·18 관련 망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광주에서 태어나서 원래 광주토박이에요. 그런데 나를 갖다 이북서 내려온 73번 광수라고 해요. 73번이 인민군 대장(오극렬)이에요. 내가 그렇게 높다고.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면, 그 당시 입었던 옷이 그 당시에는 드문 옷이야. 하와이 셔츠. 옷을 보니까 내 옷이더라고. 광수가 600명까지 있다는데, 도대체 그렇게 많은 숫자가 (광주로) 왔으면 대한민국이 무정부냐고. 이건 거짓말을 해도 이렇게는 할 수 없는 것이다."('73번 광수'로 지목된, 금남로 5가 출생의 지용 씨)
5·18과 당시 시민군에 대한 왜곡은 인터넷 게시글, 유튜브, 심지어 책자로까지 제작돼 해외까지 유포되고 있다. 현실과 인터넷에서, 그리고 민주주의의 중심지이자 상징인 국회에서조차 5·18은 우리나라의 뿌리 깊은 '반공 이데올로기'와 결합해 '광수'라는 혐오 표현으로 태어났다. 이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는 국회의원이라는 인물들의 입을 타고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져나갔다.
KBS1 '거리의 만찬'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광수를 찾습니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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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은 사람들에게 '확증편향 효과'(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심리. 즉,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를 단단히 심어 놓는다. 누구나 뉴스를 만드는 시대, 그러나 모두가 '진실'은 아닌 세상에서 혐오와 왜곡으로 무장한 가짜 뉴스는 어느덧 진짜인 것 마냥 세상을 떠돌고 있다.
그러나 5·18 당시 미군 501정보여단 군사정보관 김용장 씨는 "굉장히 억울하죠. 오죽하겠습니까. 광수는 그야말로 가짜뉴스다. '광주에서 어떤 침투가 있었다'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김용장 씨는 1980년 당시 5·18에 대한 모든 첩보를 입수하고 보고했던 인물이다. 그날의 진실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목격한,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김용장 씨는 지만원 씨가 주장한 "5·18광주사건은 수많은 '이석'과 북으로부터 파견된 특수군 600명이 또 다른 수백 명의 광주 부나비들을 도구로 이용하여 감히 계엄군을 한껏 농락하고 대한민국을 능욕한 특수작전이었다"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북한 특수군 600여명 침투)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보고할 가치도 없는 거다. 적어도 600명이 게릴라가 침투한 건 쉽게 이야기하면 선전포고다. 그런 일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고, 그런 일은 없었다."(5·18 당시 미군 501정보여단 군사정보관 김용장)
1980년 5월 18일도 벌써 39년을 맞이하고 있다. 한 해 한 해 시간이 흐를수록 상처는 치유되지 못하고 아픔은 쌓이기만 하고 있다. 여전히 5·18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5·18을 왜곡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KBS1 '거리의 만찬'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광수를 찾습니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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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만찬'은 '광수'로 지목된 이들을 불러 그들의 이야기와 그날의 진실을 들어보며 5·18을 위로했다. 그리고 주목할 점은 시민군으로 싸웠던 곽희성 씨와 양기남 씨를 위한 만찬으로 5월의 상징인 '주먹밥'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주먹밥은 5·18의 정신이자, 연대의 상징이다. 주먹밥에 담겨 있는 건 5·18 그 자체이자, 5·18의 정신이다. 당시 광주 시민들, 광주 엄마들이 한마음으로 주먹밥을 뭉치고, 주먹밥을 먹으며 싸워 온 시민군을 기리는 데 주먹밥만 한 만찬이 또 있을까.
이제라도, 39년이 지난 지금에서라도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갔던 이들을 위로하자는 사람들 역시 하나둘 나오고 있다. 그날 광주가 보여 준 연대와 희망을 2019년에 다시 재현할 때다. 누구 할 것 없이 광주의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민주주의를 밝혔던 것처럼, 그날 광주의 희생으로 지금의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우리가 이 커다란 부채를, 미안함을, 고마움을 갚을 시기가 왔다.
"모든 왜곡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하고, 5·18 에 대해서는 새로운 역사가 지금부터 다시 써져야 한다."(5·18 당시 미군 501정보여단 군사정보관 김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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