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브렉시트 마지막 기회" 호소
노동당 및 보수당 내 강경파 모두 반대
/사진=EPA,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 이행을 위해 네 번째 협정 법안을 제안하며 이에 대한 주요 내용을 2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메이 총리로서는 브렉시트 실현을 위한 마지막 도전이다.
그러나 또다시 여야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은 메이 총리가 제안한 EU 탈퇴협정 법안이 기존 제안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하원 통과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태다.
■ 법안통과 호소.."이제 의회도 타협할 때"
이날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런던에서 열린 연설에서 오는 6월 초 의회에 상정할 EU 탈퇴협정 법안의 주요 내용 10가지를 공개했다.
메이 총리는 EU 탈퇴 협정 법안 통과를 전제로 제 2차 국민투표 개최도 허용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국민들의 '확정투표'가 필요하다는 노동당 등 야당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메이 총리는 개인적으로 제 2차 국민투표 개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하원에서 진심으로 이를 원하는 이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아울러 '안전장치(백스톱)' 관련 오는 2020년 말까지 대체 대안협정을 마련하도록 법적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U 관세동맹 잔류에 대해서도 의회가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일부 양보 의사를 비쳤다.
이 밖에도 메이 총리는 향후 EU와 협상 목표·임시관계 관련 최종 협정 내용에 대해 하원 승인을 받겠다고 했다. 또 노동자의 권리는 EU 기준에 맞출 수 있도록 보장하고, 환경보호 수준 역시 노동당이 요구하는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만약 하원이 이번에도 법안을 부결할 경우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나 아예 브렉시트를 이행 못하는 '노 브렉시트'가 불가피하다면서 "나는 타협했고, 이제 의회도 타협을 부탁한다"며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 노동당 "기존과 달라진 것 없어"
그러나 영국 정치권은 메이 총리가 제안한 새 탈퇴협정 법안 조항들이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비판했다. BBC도 이날 "기존 안과 대체 달라진 것이 있긴한가"라며 지적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도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총리의 오늘 제안은 최근 우리당과의 협상에서 내놓은 정부의 입장을 거의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총리가 '새로운 브렉시트안'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사실 의회에서 세 차례나 부결된 기존 '나쁜 합의안'의 재포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 역시 메이 총리가 안전장치에 대한 '근본적인 결함'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탐탁치 않다는 입장이다.
이번 메이 총리의 제안은 보수당을 설득시키는데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차기 보수당 당대표 및 총리 1순위 후보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이제 우리는 관세동맹 잔류와 제2차 국민투표 개최를 위한 투표를 요구받고 있다"며 "이번 법안은 우리의 공약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다. 우리는 더 잘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브렉시트 강경파인 제이콥 리스모그 보수당 의원은 "총리의 제안은 이전보다 더 나쁜 제안"이라며 "우리를 보다 더 단단히 EU에 묶어둘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감미료가 첨가됐을 뿐 그가 과거 제안했던 이전 브렉시트 협상안과 매우 흡사하다"며 "메이 총리의 새로운 제안은 브렉시트 강경파와 노동당을 설득하는데 실패함으로써 실패로 끝난 과거 협상안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풀이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