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자로 묻힌 김혜옥 할머니 유족 요구에도 참배 안 해
5·18묘지 참배하는 나가미네 대사 |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 묻힌 근로정신대 할머니의 묘지를 지나쳐 뒷말을 낳고 있다.
21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에 따르면 나가미네 대사는 20∼21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와 전남을 방문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전날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아동복지시설인 전남 목포 공생원을 들렀다.
이날 오전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 오후에는 이용섭 광주시장을 차례로 만났다.
이들과의 면담은 나가미네 대사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미네 대사는 면담 이후 5·18묘지를 참배하고 희생자들의 묘역을 둘러봤다.
이 과정에서 2009년 이곳에 묻힌 근로정신대 출신 고(故) 김혜옥 할머니의 묘지는 들르지 않았다.
당시 묘지를 방문한 김 할머니의 유족이 우연히 대사를 발견하고 묘지에 들러달라고 제안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김 할머니는 5·18 당시 대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군인을 보다못해 항의하던 중 다쳐 5·18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유족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묘소에 찾아보실 의향이 있느냐고 제안했지만 특별한 말이 없어 그대로 헤어진 것으로 안다"며 "최근 한일 간 여러 문제가 있어 근로정신대 묘지를 방문하는 데 복잡한 심경이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이용섭 시장과의 면담에서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선수와 응원단이 참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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