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민철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특조위 방해 사건 재판에서 검찰은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세월호 참사 5주기인 지난달 1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세월호 특조위 방해 사건’ 재판에 출석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맨 오른쪽)과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맨 왼쪽)이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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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독립적으로 활동해야 할 세월호 특조위에 개입하고 무력화하는 방안 문건을 만들도록 해수부 공무원들에게 시킨 혐의(직권남용)로 기소됐다.
검찰은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국가는 희생자 넋을 기리고 다시는 이같은 참사가 나오지 않게 막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조윤선은 (특조위가) 정부·여당에 불리한 결정, 특히 대통령의 참사 당일 행적이 드러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해수부에 특별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피고인들은 해수부 공무원들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기획·실행하게 했고, 정치적 중립의무도 저버리게 했다”며 “헌법상 직업공무원제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방해가 없었다면 특조위 2기가 출범하지도, 예산이 중복지급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고스란히 국민이 감당하게 됐다”고 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두고 수많은 억측이 난무하고 그로 인해 유족들이 고통을 겪은 것은 단순히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에서 여러번 봤던 장면”이라며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있는 정무직 고위공무원들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하는 하위공무원들을 이용한 행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는 사건”이라고 했다.
조 전 수석 등은 세월호 특조위를 방해하는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윗선에서 아무도 지시하지 않았는데 해수부 공무원들이 스스로 특조위 방해 문건을 작성·실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윗선 지시가 없는데 실무자들이 자신들의 권한도 넘는 범정부적 대책을 만들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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