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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관세 연기' 한숨 돌린 車업계…불확실성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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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5% 수입차 관세 논의, 한국車 제외 가능성

일본·EU車 관세 부과시 한국車 수출 반사이익 기대

車업계, 불확실성 남아 "최악 상황 대비해야" 신중론도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미국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부과 결정을 6개월 뒤로 미루기로 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번 논의 대상 국가로 일본과 유럽연합(EU)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발표한 포고문에서 협상 대상 국가를 일본과 유럽연합(EU)으로 사실상 특정하면서 한국산 자동차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미 FTA를 개정한 한국에 대해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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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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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단 '급한 소나기는 피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서는 추가적인 관세 논의에 따른 미국 시장 판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 대상에 일본과 EU를 특정하면서 일본차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직접적인 경쟁사인 한국 업체 입장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미국 수출 물량은 81만대 수준으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33%를 차지한다. 업체별로는 현대기아차가 연간 60만대, 한국GM 13만대, 르노삼성(닛산 로그 위탁물량) 10만대 수준이다. 반면 일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일본차는 지난해 173만대로 한국의 두 배가 넘는다.


만일 6개월 이후 미국이 일본·유럽 수입자동차를 대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일본차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를 면제받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가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관세부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협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일종의 무기"라며 "미국은 일본에 엔화 강세를 용인하거나 수입차 관세부과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는 북미 경쟁업체인 한국 자동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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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부두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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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 정부가 백악관의 발표에 대해 아직 입장이 분명치 않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만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트럼프 정부가 25%의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을 한국 차까지 넓힐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는 미 수출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가격은 9.9~12% 상승, 이를 통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손실은 2조8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미국 현지생산 비중을 늘려 관세 압박에 대응해왔으나 한국 업체는 아직도 국내(한국) 생산 비중이 높아 관세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자동차 데이터 전문업체 마크라인스(Markline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일본차(토요타, 혼다, 닛산 등)는 665만8000대 수준이었으며 미국 현지 생산이 절반 이상(369만3000대)을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한국 브랜드(현대기아차) 자동차는 126만7000대였으며 미국 현지 생산은 판매의 44%에 불과한 56만대 수준이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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